SK배터리 美공장, 한국인 근로자 13명 불법파견 '적발'

美HSI, 한국인 불법 취업 근로자 숙소 급습 SK이노 "협력업체에서 고용, 신상 파악 중"

2020-09-24     박영근 기자
[사진=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법인인 'SK 배터리 아메리카'(SKBA)가 공장 건설 현장에 불법 파견된 한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했다가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으로부터 적발됐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공장 건설을 위해 총 3조 원의 이르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24일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에 따르면, HSI는 이날 오전 우리나라 국적자들이 집단 거주하고 있는 조지아주팬더그라스의 한 주택가를 급습해 13명의 근로자들을 체포했다. 이들이 체포된 이유는 '입국 요건 위반'으로 알려졌다. 비자면제 프로그램인 전자여행 허가제(ESTA)로 미국에 입국해 SKBA 공장 건설 현장에 투입하고, 인근에 숙소를 잡은 혐의다. 

HSI는 SKBA 공사 건설 현장에도 직접 방문했다. HSI는 이 자리에서 불법 취업 근로자들이 당장 출국하지 않으면 추가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근로자들은 HSI 조사가 끝나면 오는 24일경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 넘겨질 예정이다. 이들은 미국 당국이 불법 취업으로 최종 결정을 내릴 경우 강제 추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에도 우리나라 근로자 33명이 SKBA 공사 현장에 근무하기 위해 ESTA로 입국하려다가 미 연방정부 기관 CBP에 걸려 애틀랜타 공항에서 추방당한 바 있다. CBP는 이들을 '범죄조직'으로 지칭하며 "조지아주 건설회사와 배터리공장에서 불법적으로 노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짜 고용 서신도 지참하고 있었다"면서 "아울러 이들은 자신들의 숙련된 기술을 2~3개월간 건설현장에 제공하고 6~7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논란이 불거지자 "SKBA는 공사 초기부터 건설 근로자 직접 고용 주체인 협력업체들에게 미국 관련 법의 철저한 준수를 지속해서 요청해 왔다"면서 "지난 8월 말부터는 매일 출입하는 모든 근로자의 신분 상태를 확인해 미국 내 취업에 적법한 인력만 현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강화된 조치를 취하고도 있다. 위반 협력업체들에는 계약 해지 등 엄중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