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월드] 브레이크 고장난 원·달러 환율…수출 경쟁력 훼손 우려

원·달러 환율 1년 7개월만 1120원대 진입, 원화강세 속도 계속 빨라져

2020-10-27     장은진 기자
27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수출 경쟁력 훼손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 종가보다 2원 20원 내린 달러당 1125원 5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9시 환율은  4원 30전 오른 달러당 1132원에 개장했다. 미국 뉴욕증시 급락으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 상승세를 타던 환율은 기업들의 월말 달러 매도세가 늘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네 차례 급락하며 1120원대에 머물고 있다. 추석 연휴가 지난후 이달 첫 개장일인 5일 1163.40원까지 떨어진 환율은 7일 1158.20원으로 마감하며 1150원대로 내려섰으며 12일에는 1140원대, 20일에는 1130원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환율 하락세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화가치 급격하게 상승할 경우 중소 수출업체들의 경쟁력 훼손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파른 하락세에 속도 조절이 이뤄짐에도 원·달러 환율이 연말 111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의 경제 회복에 따른 위안화 강세가 맞물렸기 상황이어서다.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1월 11일(1116.40원)이 마지막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락세가 워낙 가팔랐기 때문에 속도 조절에 들어가며 연말까지 1120~113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예상대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등의 변수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일시적으로 1110원대까지도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원화 약세에 쏠려있던 시장 심리가 1170~1180원대라는 지지선이 무너진 이후부터는 오히려 원화 강세에 오버슈팅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블루웨이브(민주당이 대통령 선거 및 상·하원 모두 압승)에 연내 백신 개발까지 이뤄진다면 달러가 약세 폭을 확대하며 원·달러 환율도 1110원대로 하락할 수 있다"면서 "가파른 원가 강세는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나 4분기 기업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부정적 전망에도 한국은행은 안일한 상태다.

한국은행은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에 앞선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 기조를 반영하지 못했던 것이 뒤늦게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7월 이후 미 달러화 지수가 급락하고 위안화가 크게 절상되는 가운데서도 원·달러 환율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하락해 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9월 중순 이후부터는 원화 강세가 빨라졌는데 그간의 디커플링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