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신고 83명..."72명은 인과성 낮아"

"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 높아...부검 결과 명백한 다른 사인 확인"

2020-10-31     강혜원 기자
[사진=연합뉴스]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망 사례가 31일까지 83명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예방접종과 사망간 인과관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72명의 사망 사례를 조사한 결과,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접종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3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2021 절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시작한 이후 이날 0시까지 백신 접종 이후 며칠 내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사례는 총 83명으로 집계됐다.

질병청은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망 사례 총 83건 가운데 72건은 역학조사 및 피해조사반 심의 결과,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자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46명이고 여성이 37명이다. 연령대별로는 60대 미만 8명, 60대 4명, 70대 37명, 80대 이상 34명 등으로 확인된다.

사망 신고가 이뤄진 날짜는 이달 19일까지 1명, 19~25일 59명, 26~30일 23명 등이다. 만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접종이 시작됐던 이달 셋째 주에 집중됐다.

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까지 이른 시간은 48시간 이상인 경우가 50건(60.2%)으로 가장 많았다. 접종 후 24시간 미만은 13건(15.7%)이었다.

피해조사반 신속대응 회의에서는 사망사례 72건에 대해 기초·역학조사, 부검결과, 의무기록, 수진기록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사망과 예방접종 간의 인과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접종 후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에 해당하지 않으며, 같은 의료기관에서 같은 날 같은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접종자에게서도 이상반응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혈·뇌혈관계 질환, 당뇨, 만성 간질환, 부정맥, 만성폐질환, 악성 종양 등 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으며, 부검 결과 대동맥 박리, 뇌출혈, 폐동맥 혈전색전증 등 명백한 다른 사인이 확인됐다.

나머지 11건에 대해서는 현재 보건당국과 전문가의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인플루엔자 유행 수준은 예년보다 낮고 유행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접종을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건강 상태가 좋은 날에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