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흑석9구역 향한 구애?...현대건설, 흑석역에서 ‘디에이치 한남’ 광고

2020-11-27     박순원 기자
현대건설이

서울 동작구 흑석역 일대에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남’ 광고가 게재됐다. 회사 측은 “특정 재개발 구역을 겨냥한 광고가 아닌 흑석동 일대 전체를 위한 홍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현대건설이 흑석9구역 조합을 향해 무언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지하철 9호선 흑석역에 벽면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판에는 현대건설이 지난 6월 수주한 한남3구역 ‘디에이치 한남’ 조감도가 걸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흑석동 재개발 조합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회사의 의지를 보이기 위한 광고”라며 “다만 이번 흑석역 광고는 ‘디에이치’ 브랜드에 대한 광고가 아닌 현대건설 회사 광고인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흑석동 재개발 구역 중 시공사 선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구역은 흑석11구역이 유일하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흑석11구역 시공사 선정 레이스에 참여하지 않아 흑석역 광고 게재 이유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에 업계에선 현대건설의 흑석역 광고가 내홍을 겪고 있는 흑석9구역 조합이 향후 시공사 재선정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둔 홍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 흑석9구역은 롯데건설이 수주했지만 조합이 현재 내홍을 겪고 있지 않냐”면서 “현대건설이 흑석11구역 현장 설명회에도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흑석역 광고를 시작한 것은 흑석9구역 시공사 재선정을 염두에 둔 홍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부정하진 않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장 어느 구역을 염두에 둔 홍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흑석9구역 시공권을 향한 의지도 이번 광고에 포함된 것이 맞다”고 밝혔다.

한편 흑석9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난 2018년 롯데건설이 수주했지만 현재 조합 내홍 등으로 시공사 재선정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다. 다만 이 경우 조합은 집행부 구성과 대의원 정족수 확보, 이 밖에도 각종 소송전을 진행해야 해 사업 지연 가능성이 공존하게 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흑석9구역 재개발 수주전 당시 GS건설 자이 브랜드를 누르고 승리해 업계에선 이변이 속출된 사업장으로 기억되고 있다”면서 “이는 롯데건설의 사업조건이 브랜드 파워를 지닌 상대사에 비해 월등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흑석9구역 사업지는 시공사 재선정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지만 기존 롯데건설이 제시했던 공사비 등이 여전히 좋은 조건이었던 걸로 알려져 있어 조합의 향후 일정은 예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