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트] 시선 쏠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사, 방향과 시점은?
[WIKI 인사이트] 시선 쏠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사, 방향과 시점은?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12.10 17:28
  • 수정 2020.12.10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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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전환 시점인 2022~2023년 예상
금융업계 "인적보단 물적분할시 유리"
ITC 배터리 소송, 최대 변수 작용할 듯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 사진=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 사진=SK이노베이션]

LG화학이 배터리 부문 분사를 결정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1일 출범했다. 10% 지분을 가진 2대 주주 국민연금이 분할에 반대하고 소액 주주들의 거센 반발 등 변수들이 있었지만 결국 분사를 확정짓고 순항에 나섰다. 이제 시장 관심은 SK이노베이션에 쏠린다. 투자금 유치 및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해선 SK이노베이션 역시 사업 분할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지난달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이터배터리 2020' 행사장에서 "배터리사업 부문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머릿속엔 있지만 구체적으로 일정 잡은 것은 없다. 분사 가능성은 재무부서 등에서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 대표가 이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 배터리사업 부문 분사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 등에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사에 조심스런 이유는?

[지난달 9월16일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문 물적 분할을 추진하기 위해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갑자기 추락하며 전일 대비 -5.37% 하락했다. / 사진=네이버 증권]
[지난달 9월16일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문 물적 분할을 추진하기 위해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갑자기 추락하며 전일 대비 -5.37% 하락했다. / 사진=네이버 증권]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사에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LG화학 사례'와 '흑자전환 시점' 등 두 가지를 꼽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LG화학이 물적분할 발표 이후 주가 폭락 및 국민연금을 포함한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것을 목격했을 것이다. 또한 LG화학이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배당확대 정책을 내놓은 것도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학습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 등 실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 부문은 올해 영업손실이 4305억 원에 달한다. 내년엔 3115억 원, 2022년엔 2370억 원 등으로 당분간 마이너스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이 준공되고 폭스바겐·포드의 물량을 쏟아낼 시점은 2022~2023년으로 추정된다. 즉, 이 시기 전까지는 SK이노베이션이 분사할 여력을 갖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에따라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해선 분사가 필요하지만 지금 시점에선 아직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전, 분사 시점의 '핵심 변수'

LG화학 - SK이노베이션 소송전 (PG)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의 미국 ITC 배터리 소송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분사를 마친 시점이기 때문에 판결로 인한 리스크가 낮은 상황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패소할 경우 배터리 사업 분사 시기가 2022년보다 더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및 소재 사업에 총 7조7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금 마련을 위해 IPO를 추진 중인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대한 3000억 원 규모 프리 IPO를 최근 확정짓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도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말 그대로 '영끌' 중인 셈이다. 그러나 패소 및 합의를 진행할 경우 최소 수조 원의 금액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도 이같은 리스크를 인지하고 패소시 꺼낼 수 있는 여러 카드들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공장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 정부 등에 패소에 대비한 로비활동을 활발히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조지아주 내 대학과 의료기관 등에 43만달러 이상 기부 및 약 26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 관련 교육 협약을 맺었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미국 대통령이 일자리 등 자국의 이익을 생각해 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으로 해석했다.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 SK이노베이션, 분사시 인적보단 물적분할 가능성 높아

[SK이노베이션 조직도 /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조직도 / 사진=SK이노베이션]

우여곡절 끝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부문을 분할할 경우 어떤 방향으로 추진될까. 업계는 LG화학처럼 인적분할보단 물적분할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적분할 할 경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은 100% 자회사로 된다. 이렇게 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자회사는 6개에서 7개로 늘어나게 된다. 회사 입장에서 아주 큰 변화라고 보기엔 어려운 형태다.

반면 인적분할을 실시한다면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이 분할 비율에 따라 신설법인 주식을 취득하고 지배행사를 할 수 있다. SK그룹의 경우 SK이노베이션 지배력만큼 지분률 33.4%를 확보할 수 있고, 이는 LG그룹이 LG화학 지분 30.04%를 보유한 것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LG화학이 지분율 희석을 꺼려 물적분할을 택했다는 분석도 많이 나온만큼 SK그룹도 지배력 차원에선 물적분할을 택하는 것이 더욱 유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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