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85) ‘밀월’ 전두환 정권 – 레이건 행정부, 먹구름 몰려오다
청와대-백악관 X파일(85) ‘밀월’ 전두환 정권 – 레이건 행정부, 먹구름 몰려오다
  • 특별취재팀
  • 승인 2020.12.23 07:56
  • 수정 2020.12.2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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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백악관 x파일
청와대 백악관 x파일

공고해보이기만 했던 전두환 군사정권과 레이건 행정부의 밀월관계를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했다.
 
1986년 3월을 전후로 미국 신문들은 날로 증가하는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신문들은 대미 무역흑자폭이 큰 일본과 서독을 주된 타깃으로 삼았다.

당시 미국 의회는 보호주의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우고 있었다. 또 제임스 베이커 미국 재무장관은 대미 무역 흑자가 많은 주요 국가들과 환율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조직적이지 못했다. 백악관, 재무부, 국무부가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를 정도로’ 제각각 행동했다.

1985년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는 1,485억 달러에 달했고 해법을 둘러싼 논쟁은 가열됐다. 문제는 주 타깃이 돼야 할 일본, 서독이 아닌 한국에서 터졌다.

당시 무역적자 총액 중 한국이 차지한 금액은 45억달러로 3%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미 양국이 관계를 맺은 이래 한국이 처음으로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이 미국의 관리들과 언론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앞으로 한국이 <제2의 일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일부 관료들은 미국이 해외 국가들과 엄청난 무역 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 환율 재평가와 같은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 같은 조치에는 일본은 물론 한국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의 관리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한국이 대미 무역에서 수입 초과를 기록하다가 한번 역전된 것을 놓고 호들갑 떠는 미국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원화를 재평가하라고 압력을 가하지 않을지 노심초사했다. 그들은 미국이 일본을 상대하기 보다 한국을 을러대는게 쉽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1981년 2월. 미국 백악관에서 이뤄진 레이건-전두환 대통령 정상회담. [대통령기록관 제공]
레이건-전두환 대통령 정상회담. [대통령기록관 제공]

설상가상으로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프레드 버그스텐 국제경제연구소장이 한국의 관리들에게 원화 재평가를 권고하면서 문제는 더욱 꼬이게 됐다. 그는 원화를 달러화에 대해 15~20% 절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대사관은 한국 관료들이 환율 재평가 문제에 대해 점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워싱턴에 속속 보고했다. 한국의 관료들은 실제로 미국이 조만간 원화 재평가 압력을 가할 것으로 믿고 있는 듯 했다.

때문에 그들은 이 문제에 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 내게 꼬치꼬치 캐물었다. 한국 언론들은 미국이 한국을 물고 늘어진다면 이는 매우 불공정한 처사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 대사관은 워싱턴으로부터 모종의 ‘확실한 언질’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의회에서 일고 있던 보호주의 물결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조지 슐츠 국무장관은 전문을 통해 워커 대사의 요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

“미국이 원화를 재평가하라는 미국의 압력은 없을 것이라는 게 국무부의 입장이니, 그렇게 전하시기 바랍니다” (슐츠 국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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