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전자 결산①] 반도체·디스플레이, 위기를 기회로…반등 '신호탄'
[2020 전자 결산①] 반도체·디스플레이, 위기를 기회로…반등 '신호탄'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12.24 05:33
  • 수정 2020.12.24 0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 악재 불구 선방…언택트 수혜 입어
메모리 호황기 재현·비메모리 성장폭 확대
'탈 LCD'는 속도 조절…성장 동력은 강화
한국 반도체 산업 [사진=연합뉴스]
한국 반도체 산업. [사진=연합뉴스]

올해 한국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선방했다. 

언택트(비대면) 수요에 힘입어 반도체 업계는 본격적인 반등의 신호탄을 쐈고,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호황 효과를 누리는 한편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 ‘언택트’ 수혜 메모리…본격 성장궤도 오른 비메모리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특수로 인해 기대하지 않았던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는 2018년 초호황기를 지나 계속된 D램 가격 하락과 고객사의 투자 축소로 부침을 겪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돼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경제활동이 호재로 작용했다.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의 증가로 서버와 PC향 수요가 크게 늘었다. 모바일 수요는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속에 부진했지만 하반기 들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콘솔 게임 시장이 덩달아 활기를 띄어 신규 게임 콘솔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판매도 대폭 확대됐다.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자 가격 급등도 뒤따랐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1월 2.84달러로 연중 최저점을 찍은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4월 3.29달러로 급등한 뒤 9월까지 줄곧 3달러대를 유지했다. 낸드 가격도 3월 4.68달러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메모리 호황 시절에 버금가는 실적을 내면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와 3분기 연속 5조원대를 기록하면서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견인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지난해 반토막 난 실적을 회복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수요 둔화는 물론 화웨이 제재 등 외부 요인으로 주춤하면서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11월 말 기준 D램과 낸드의 가격은 각각 2.85달러, 4.2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D램은 내년 데이터센터의 투자 재개와 함께 가격도 1분기를 시작으로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낸드의 경우에도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사진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반도체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전년 대비 23.8%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TSMC와 삼성전자는 해당 분야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 4분기 양사의 점유율은 각각 55.6%, 16.4%로 예측돼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직전 분기(36.5%p)보다 더 벌어지게 됐다. 

다만 매출 증가율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를 앞선다. 삼성전자의 4분기 파운드리 매출은  약 4조11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엔비디아, IBM, 퀄컴 등 굵직한 고객사로부터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면서 파운드리 분야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 반도체 업계 지각변동…M&A 활발

올해 반도체 업계는 유독 M&A(인수합병)이 활발한 한 해였다. 미래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와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생태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9월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일본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만 반도체 업계 최대 규모인 400억 달러(약 44조원)에 달했다. 

ARM은 삼성, 퀄컴, 애플 등 다양한 기업에 반도체 설꼐 기술을 제공하며 ‘공공재’ 역할을 해온 만큼 최종 계약 성사 여부가 관련 산업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한다. 이는 국내 반도체 M&A 역사 상 손에 꼽히는 규모다. 인수 대상은 SSD 사업 부문,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이다. 지적재산권(IP)는 물론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과 이와 관련된 인력 등도 포함된다.

이를 통해 낸드 사업의 흑자전환을 앞당기는 한편 관련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려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2위 자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 삼성전자]

◇ LCD의 재발견…차세대 디스플레이 전환은 ‘계속'

중국 업체에 밀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골칫덩어리였던 LCD는 예상과 달리 올해 호황을 맞았다. 상반기는 원격수업 등으로 PC, 태블릿 등 IT향, 하반기는 펜트업(억눌린) 수요로 인한 TV향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수요가 늘자 자연스레 패널 가격도 상승했다. 

이에 기업들은 ‘탈 LCD’ 속도 조절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LCD 생산을 내년까지 연장키로 했다. 

앞서 양사는 중국발 물량 공세로 연일 저점을 기록하는 LCD 패널 가격으로 인해 관련 사업 적자가 계속되자 국내 LCD 생산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생산 중단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 쑤어우에 있는 공장도 정리했다. LG디스플레이도 올 연말까지 국내 TV용 LCD 생산을 멈추고 고부가 IT용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한편 QD(퀀텀닷) 디스플레이, OLED 등 차세대 제품을 앞세워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형에서 QD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 관련 장비를 잇따라 반입하며 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첫 대규모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근 소니 등 대형 고객사에 시제품을 보내는 등 고객사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소형에서는 기존 OLED 패널과 더불어 폴더블 스마트폰 등의 대세화로 관련 제품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오랜 숙제였던 광저우 OLED 공장이 지난 7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9월부터는 수율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등 풀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 원가를 낮춰 대형 OLED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애플 등 북미 고객사향 모바일용 P-OLED(플라스틱 올레드) 공급도 계획대로 진행돼 아이폰12 시리즈에도 대량 공급했다. 해당 사업의 영업적자폭 감소로 전체 실적 개선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yelin0326@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