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시 의무대상이라며 보험금 지급 거부
#인천에 거주했던 안 씨는 지난 2010년 12월 6일 전화로 악사(AXA)손해보험의 '늘 함께 있어 좋은보험'에 가입했다. 가입 당시 보험상담자는 안 씨에게 “50cc 미만을 포함한 오토바이나 2륜, 3륜, 4륜, 소형차를 탑승하고 계십니까”라고 물었고, 안 씨는 오토바이 등을 운전하지 않아 "아니오"라고 대답해 보험계약이 성립됐다.
안 씨는 지난해 5월 21일 인천 남동구에서 전동휠을 타다가 자동차와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사망했다. 유족은 보험사에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보험계약을 강제로 해지시켰다.
전동휠은 원동기장치자전거(이륜차)로서 보험계약 전에 사용 유무를 알려야 하고, 보험기간 중 처음으로 운전했을 경우 중간에 통지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고지의무 위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보험사가 고지의무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은 보험사들이 가입 시에는 고지의무를 허술하게 물어보고 계약을 하면서 사고로 보험금을 지급할 때는 까다롭게 해석해 '고지의무위반'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소연은 악사손보가 이륜차 등의 탑승여부만 묻고 보험가입 시에는 없었던 최신 개인 교통수단인 퍼스널모빌리티(전동킥보드, 전동휠 등)에 대해서는 고지의무대상으로 묻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보험사고가 발생하자 그때서야 이륜차에는 원동기장치자전거가 포함된다며 고지의무대상 관련 위반으로 보험 계약을 강제 해지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금소연은 보험가입 시 소비자에게는 보험사가 묻는 내용만 답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사에서 50cc 미만을 포함한 오토바이와 2륜, 3륜, 4륜, 소형차 운전 여부만 물어보고 전동휠이 해당되는 원동기장치자전거의 운전 여부는 묻지 않았기 때문에 안 씨는 질문에 정확히 답변하고 고지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는 주장이다.
최근 보험약관에서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보험사에 알려야 한다'고 해놨지만 대다수 보험사가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소연은 "과거 이러한 최신 교통수단이 없을 때 고지의무 사항이 아니었으나 보험금 지급 시에는 고지의무대상이었다고 보험사들이 소급적용하고 있다"며 "가입 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중근 금소연 본부장은 ”보험가입 시에는 묻지도 않고 설명도 없이 가입시키고, 보험사고로 보험금 지급 시에는 ‘고지(통지)의무사항’이었다고 소급해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은 모순된 행동으로 반드시 시정해야 할 악행“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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