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자회사 신한중공업 매각...투자자 ‘촉각’
대우조선해양 자회사 신한중공업 매각...투자자 ‘촉각’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1.01.20 17:25
  • 수정 2021.01.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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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곳 LOI 제출, 원매자 2곳도 참여 검토 경쟁 후끈
NH PE-오퍼스 PE 한진중공업 우선협상대상자...인수 강한 의욕
완전 자본잠식 상태+불공정하도급거래 위반 적발 오명
나머지 3개 자회사 매각 가시화 여부 ‘주목’
울산에 위치한 신한중공업 야드. [사진=신한중공업 제공]
울산에 위치한 신한중공업 야드. [사진=신한중공업 제공]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 울산 소재 신한중공업 인수를 놓고 재무·전략적 투자 당사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20일 투자은행(IB)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신한중공업 매각주간사 삼정회계법인(삼정KPMG)이 원매자들에게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결과 기존 NH PE-오퍼스 PE, 범양건영-다윈인베스트먼트-무궁화PE 컨소시엄, 세진중공업 외 STX중공업-파인트리파트너스, 스트라이커캐피탈매니지먼트, 태화기업 등 6곳이 참여했다. 2곳의 원매자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어 8곳이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본 입찰은 오는 2월 22일이다.

1990년 설립된 신한중공업은 2007년 대우조선해양이 인수했다. 배의 선박 거주구(데크하우스)와 해양 시추설비 거주구 등 해양플랜트 설비 제작에 있어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아서다.

지난해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이 지분의 89.22%를 갖고 있는 신한중공업은 모회사 매출 의존도가 93%(2019년 기준)로 높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인수대상에서 제외된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인 탓에 앞으로의 기업결합심사 통과를 위해 매각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한중공업은 지난해 6월 기업 회생 절차를 개시한 후 매각에 돌입했다. 시장에서는 예상 매각가를 1000억원대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NH PE-오퍼스 PE는 최근 한국토지신탁 산하 동부건설과 컨소시엄을 통해 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한중공업이 데크 하우스 설비 등을 제작하는 만큼 한진중공업과 시너지가 예상된다. 인수전에는 지난해에 결성된 NH오퍼스 3061억원(매칭펀드 포함) 규모 펀드를 사용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건설업체인 범양건영은 최근까지 현금 보유를 늘려왔다.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이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11억원으로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현금 보유고다.

세진중공업은 조선·플랜트 기자재 업체인 만큼 신한중공업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STX중공업은 파인트리파트너스와 손잡고 이번 딜에 참여했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STX중공업은 물론 중견 해운 선사인 동아탱커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기업을 추가로 M&A하는 볼트온(Bolt on)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전략, 재무적 투자자들은 조선 사업 시너지 외에 공통적으로 신한중공업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에 주목하고 인수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한중공업은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분야에서 회생 개시 이전부터 관심이 높았던 매물로 꼽혔다. 예비 입찰에 참여한 NH-오퍼스PE는 물론 컨소시엄에 FI(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무궁화PE 역시 일찌감치 미팅에 나서며 태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에서는 최근 한진중공업, 대선조선 딜과 마찬가지로 신한중공업 인수전 역시 보유 부동산 가치가 거래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의 부산 영도조선소 부지가 개발 이슈로 부각되면서 다수 원매자가 몰리며 인수전이 흥행한 바 있다.

신한중공업은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21만여평(약 69만4000m2)에 달하는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울산광역시는 온산산단 내 해상풍력 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어, 울산시의 부지 매입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2018년 취임 직후부터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추진해 왔다. 또, 부지가 선박의 직접 접안이 가능해 입지 자체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중공업 인수전은 최근 이어진 조선업계 중소규모 딜과 접점이 풍부하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NH-오퍼스PE는 한진중공업 인수전에서 한국토지신탁-동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우협대상자로 선정됐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과 신한중공업을 함께 품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 NH-오퍼스로서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다윈인베스트먼트, 무궁화PE 등 FI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룬 범양건영은 토목, 건축 등 종합건설업체로, 역시 부지 개발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무궁화PE는 대선조선을 인수하는 동일철강 컨소시엄에 포함된 FI로서 조선사 및 기자재 포트폴리오를 추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한중공업이 제작한 선박 데크하우스(선원 거주구)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신한중공업이 제작한 선박 데크하우스(선원 거주구)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자회사 중 가장 먼저 매각 대상 매물로 나온 신한중공업의 인수가 마냥 매력적이지는 않다.

지난 2014년 이후 유가 급락에 따른 해양플랜트 수주 감소 등 조선업 전반의 불황으로 인해 신한중공업의 실적은 계속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과 부채는 각각 3269억원, 328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6월 법정관리 신청이 시작된 다음달인 7월 신한중공업에 기존 차입금에 더해 552억원의 차입금을 추가로 대여했다. 차입기간은 2년으로 오는 2022년 7월 원리금 일시상환이며 이자율은 연 3%다. 현재까지 대우조선해양이 신한중공업에 빌려준 금액은 총 약 150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선 무리하게 자금을 수혈해서라도 업황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자회사에 숨통을 불어 넣어 제 값을 받고 매각에 성공하겠단 행동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부실기업 인수 논란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중공업의 모럴 해저드도 인수 후 오점으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중공업은 하청업체에 일률적으로 단가를 인하하는 하도급 후려치기를 해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전력이 있다. 단가를 인하한 금액이 5억원을 초과하는 등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한 점을 고려해 공정위는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신한중공업의 이른바 ‘갑질’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이러한 중대 조치에도 불구하고 신한중공업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것을 고려해 과징금은 물지 않았다.

한편, 신한중공업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우조선해양의 나머지 3개 자회사(대한조선·삼우중공업·대우조선해양산둥유한공사) 매각 작업도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맺으며 (대우조선해양)자회사들은 인수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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