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FI 풋옵션 분쟁 새 국면 맞나...업계 촉각
교보생명, FI 풋옵션 분쟁 새 국면 맞나...업계 촉각
  • 황양택 기자
  • 기사승인 2021-01-22 16:58:12
  • 최종수정 2021.01.22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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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니티 컨소시엄,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 매수
3년 내 IPO 하지 않을 경우 투자금 회수 풋옵션 조건
이후 IPO 이뤄지지 않으면서 2018년 FI 풋옵션 행사
주식 가치평가 놓고 분쟁...국제 중재 신청·검찰 고발
최근 FI 관계자와 회계법인 관계자 기소되면서 반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 사이 분쟁 향방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와 관련해 주식 가치 평가가 과대평가 됐는지 여부가 핵심 사안으로 언급된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약 24%를 1조2054억원(주당 24만5000원)에 사들였다. 3년 내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을 경우 투자금 회수를 위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베어링 PE △IMM PE 등 사모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은 교보생명이 2015년 9월까지 IPO를 시행하지 못하자 지난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은 풋옵션 가격 평가 기관으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선정했으며, 투자자들이 감정평가에 따라 제시한 주식 가치는 주당 40만9000원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총 492만주를 해당 가격에 매수하려면 2조123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은 “일반적 기업 가치평가와 달리 법원에 의해 강제성이 부여될 수 있는 옵션 행사가격에 대한 평가는 행사일 기준 산출이 기본원칙”이라며 “안진회계법인은 FI의 풋옵션 행사 시점이 2018년 10월 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6월 기준 직전 1년의 피어(peer)그룹 주가를 사용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딜로이트안진 측에서 행사가격을 높이기 위해 기본 원칙을 위배하고 의도적으로 평가 기준일을 앞당겼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풋옵션 행사가격을 놓고 교보생명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양측의 입장이 계속 갈리면서 투자자 측에서는 지난 2019년 3월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법원에 국제 중재를 신청했다.

교보생명 역시 지난해 3월 딜로이트안진을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고발하고 4월에는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교보생명은 “IPO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도록 되어 있고 신창재 회장이 그렇게 했지만 저금리와 자본규제 강화라는 보험업계 상황에 따라 이행할 수 없었다”며 “이는 어피니티 측 대표와 수차례 논의한 부분이고, 주주간 분쟁이 격화되면서 회사 손해가 확대돼 대응 차원에서 고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검찰, 어피니티 임원과 딜로이트안진 회계사 기소...새 국면 전망

신 회장과 투자자들 사이 분쟁은 검찰이 어피니티 컨소시엄 임원과 딜로이트안진 소속 회계사 등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부장검사 정종화)는 지난 18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딜로이트안진 관계자 3명과 재무적투자자 관계자 2명을 기소했다. 풋옵션 행사 과정에서 공정시장가치 평가를 부정하게 했다는 혐의다.

교보생명 측에서는 “이번 혐의는 공인회계사들이 직무를 행함에 있어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용역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딜로이트안진 소속 회계사들이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경우 의뢰인과의 독립성 훼손 문제에 따라 주식 가치평가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향후 중재 과정에서도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은 이와 관련 입장문에서 “이번에 기소된 관계자들은 오랜 기간 숙련되고 인정받은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라며 “관련 가치평가가 적법하고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풋옵션은 계약서에 근거해 합리적이고 정당하고 적절한 권리 행사"라며 "신 회장이 이러한 자신의 약속을 위반하고 부인하고 있는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교보생명은 “풋옵션 가격 산정 과정에서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의 부정한 공모에 대해 검찰이 유죄로 판단하고 기소한 것이 핵심”이라며 “사법적 판단과 절차를 부정하고 사건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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