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ZOOM] 文 정부, 임기 중 할 수 있는 외교 없어 대부분 차기 정부로 넘어 갈 듯
[WIKI ZOOM] 文 정부, 임기 중 할 수 있는 외교 없어 대부분 차기 정부로 넘어 갈 듯
  • 윤성필 기자
  • 기사승인 2021-03-03 04:11:27
  • 최종수정 2021.03.03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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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서 뜬금없는 일본과 대화제의
- 3·1절 기념사에 여론은 당혹, 일본은 냉소적, 미국은 원론적
- 중국과 북한의 부담, 미국과의 과제는 해결기미 없이 쌓여만 가고
- 미국과 일본의 외교 현안은 대부분 차기정부로 넘어갈 듯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9회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9회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

문재인 대통령 집권 5년차에 한국의 외교가 길을 잃어가고 있다. 어디서 풀어야 될지 모르는 실타래가 이제는 헤어날 수 없는 늪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임기가 아직 1년이나 남았지만 대외 외교로서 할 수 있는 동력이나 신뢰를 잃은 상태다.

가까운 미국이나 일본과의 풀어야 할 문제조차도 당사자들의 냉소나 단절로 인해 사실상 모든 외교현안이 차기정부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중국과 러시아와도 가까워 진 것 아니다. 중국과는 올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미 일본 쪽에서는 시 주석의 일본 방문도 코로나 때문에 연기 될 것이라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올해 한국을 방문한다는 애기가 있지만 특별히 문 정부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서 뜬금없는 일본과 대화제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면서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며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분리해 대응해 나가는 '투 트랙' 기조를 강조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대화를 강조한 원론적인 수준이나, 과거의 발언과 최근의 한일 관계를 보면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반일 프레임으로 그동안 최악의 한일관계를 주도한 문 정부가 특별한 설명도 없이 뜬금없이 대화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3·1절 기념사에서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3·1절 기념사에서는 친일 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이다고 강조했다. 그해 8월에 있는 임시국무회의에서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다고 선언하고,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SNS'죽창가'를 올렸다.

작년 20203·1절 기념사에서는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일본의 책임을 강조했다.

아직까지 국내 여론도 일본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고,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위안부 망언까지 여론이 들 끊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지난달 18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신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 취임에 관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지난달 18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신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 취임에 관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

3·1절 기념사에 여론은 당혹, 일본은 냉소적 미국은 원론적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무턱대고 일본과 대화를 들고 나오니 국내여론은 당혹스러운 분위기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이제까지 대통령과 정부가 보여준 대일본 강경태도에 비춰보면 전환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을 갖는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상황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고 일본 입장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갈팡질팡 외교 메시지에 외교 기조만 갈피를 못 잡는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 대표는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고 친일 잔재 청산을 구호처럼 내세우면서 죽창가를 부르던 정권, 걸핏하면 친일파와 토착왜구 몰이를 하던 정권이라며외교 기조 전환에 국민들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갈팡질팡 중심을 잡지 못하는 문 정부의 대일외교에 대해 정신분열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일갈했다.

일본도 시큰둥하면서 냉랭한 분위기다. 일본의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해 한국이 책임지고 구체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평가절하 했다. 일본 언론들도 징용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 제시가 없다며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미국 국무부는 ··3국 간의 강력하고 긴밀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 간 화해와 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 놓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겨울 폭풍으로 혹독한 한파 피해를 겪은 텍사스주 휴스턴을 방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겨울 폭풍으로 혹독한 한파 피해를 겪은 텍사스주 휴스턴을 방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중국과 북한의 부담, 미국과의 과제는 해결기미 없이 쌓여만 가고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면적인 대북정책 재점검을 선언 한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강한 중국 견제 속에 대북정책을 재검토 하겠다는 뜻이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주의 4.0'이 기획한 화상 대화에서 “(미국은) 남한이 북한에 지나치게 관대한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대표는 지금 북한에서 정말 검증 가능한 비핵화 대책이나 우리가 원하는 방향의 행동이 나오지 않으면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는 없을 것" 이라고 못을 박았다.

미국의 이런 스탠스는 중국 등 다자간 외교를 통해 북한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행하려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결이 안 맞아도 한참 안 맞는 애기이다.

더구나 바이든 정부의 가치동맹 기조에 우리가 소극적으로 대처하거나 피함으로써 미국 등 우방국에 신뢰감을 잃고 있다.

실제 지난 15일 정치적 목적으로 외국인을 인질로 잡는 행위를 규탄하는 '자의적 구금 반대 공동선언'에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58개 국가가 동참했지만, 우리 정부는 동참하지 않았다.

또한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유렵의 나토(NATO)처럼 중국의 견제를 위한 안보협의체 쿼드(Quad)’가 가동되어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회원국이 되어 있고, 참여국을 늘린 쿼드플러스로 한국, 뉴질랜드, 베트남 등을 추가하려고 있지만, 정작 한국은 중국과 북한에 눈치를 보며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달 24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군 내 규율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담배를 손에 쥔 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김정은 국무 위원장이 지난 달 24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담배를 손에 쥔 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 미국과 일본의 외교현안은 대부분 차기정부로 넘어갈 듯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대화의지를 밝혔지만, 과거사에 대한 실질적 대책마련 없이는 일본과의 대화 테이블에 마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구나 양국의 메신저 역할을 할 외교채널도 아직 제대로 가동이 안 되고 있다.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는 부임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일본 지도부와 면담조차 못하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한일 외교장관 전화통화도 없는 상태다.

일본의 올림픽개최가 대화의 좋은 명분이 될 수 있으나, 개최가 불투명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본도 총선이 있을 수 있고, 한국도 보궐 선거, 대선 등 정치 일정이 있어 좀처럼 기회를 없어 보인다. 더구나 과거사에 대한 기본적인 정책변화나 메신저들의 세팅도 안 된 상태에서 대화재개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연합]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연합]

미국도 마찬가지다. 바이든 정부의 핵심인사로 꼽히는 테드 리우 하원의원(민주당)은 지난 22일 한 세미나에서 북한 문제에 있어 미국은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나는 솔직히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외교 추진 시점은 한국의 차기정부가 들어서는 내년 중순 이후로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즉 차기정부와 대북정책을 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김정은이 비핵화의지가 있다는 문재인의 말은 현실에서 어떤 근거도 없다이런 측면에서 한국의 미국에 대한 대북인식은 이견을 넘어 단절 수준이다고 걱정했다.

현재 미 외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전단 금지법의 부당성을 밝히는 청문회가 추진 중이다.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대북전단은 북한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도 한국 정부가 시민적·민주적 권리를 지키는 데 실패한 것에 대한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윤성필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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