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디지털전환' 아직 멀어…'로봇'이 일해도 '늑장 처리'
보험업계, '디지털전환' 아직 멀어…'로봇'이 일해도 '늑장 처리'
  • 유경아 기자
  • 승인 2021.04.05 16:48
  • 수정 2021.04.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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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효율·빠른 지급 위해 RPA 도입에도 소비자 체감 낮아
지급 기간 어겨 '지연 지급'한 보험금 비율 20% 웃돌아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보험업계가 최근 2~3년간 업무 효율화와 빠른 지급 심사 등을 위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obot Process Automation, RPA)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지만 금융소비자들은 이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생명·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각 보험사들이 지급한 보험금 중 보험약관에 정해진 지급 기간을 어겨 ‘지연 지급’한 비율은 2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의 지연율은 지급액 기준 평균 23.84%, 손해보험사는 22.57%였다. 생·손보 각 사의 상반기 지급 지연율은 각각 25.78%, 20.80%로 집계됐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공시 대상 보험금 지급액 절반가량이 지연 지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DGB생명과 흥국생명은 작년 하반기 보험금 지급액의 57.1%와 43.86%가 지연 지급이었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지연지급율을 개선하기 위해 RPA 도입 등의 업무 효율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여전히 ‘개발’ 단계여서 소비자들이 이를 체감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지난 2019년부터 RPA를 도입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RPA를 도입하면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업무를 인공지능(AI) 시스템 등이 처리하는 식이어서 업무에 필요한 시간이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 사람이 처리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실수를 줄일 수 있고, 기기가 동시에 여러 건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까지 걸리는 시간도 단축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금융권을 중심으로 창구 업무, 대출이나 보험 지급 심사 등의 업무에서 적용이 됐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언스트앤영(EY)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이 RPA를 도입하면서 20~30%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보험사의 경우 RPA 도입과 모바일 앱을 활용한 업무 간소화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 가입과 청구 등의 절차가 간편해졌다. 보험사는 이 같은 시스템으로 ▲보험금 지급심사 ▲신계약 언더라이팅 ▲내부 시스템 점검 등에도 적용하고 있다.

보험사별로는 디지털 관련 부서를 확대 개편하는 등 조직을 정비하고 디지털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생명은 기존 디지털영업부를 디지털사업부로 확대하고 데이터전략팀을 신설했다. 교보생명은 디지털혁신지원실을 DT지원실로 확대하고 플랫폼과 빅데이터, AI, 마이데이터 관련 부서를 신설했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전환 관련 컨트롤 타워인 디지털본부를 신설, 하나손해보험은 디지털 기반 체질 개선 작업에 착수하며 DT전략기획 등 경력직을 대거 채용하는 등 사내 역량 강화도 진행했다.

다만 이 같은 디지털 혁신 움직임은 현재로서는 시스템 개발 단계이거나 시범 운영 중인 상황으로,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종 규제의 문턱에 가로막혀 있어 보험사들이 AI 시스템을 쉽게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연구원의 김규동 연구위원과 김윤진 연구원은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보험산업의 인공지능(AI) 적용에 대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판매 과정에서 인공지능 및 로보어드바이저의 활용은 법규상 근거가 미비해 보험사들이 쉽게 적용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어 보험사의 사후 책임하에 신속히 도입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면서 “AI는 보험업 가치사슬 전반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차별적 요소로 인해 소비자 피해 발생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상황이어서 향후 AI 적용의 확대에 대비해 AI 알고리즘에 대한 감독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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