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등·현금마련 노렸나…남양유업 둘러싼 온갖 추측들
주가폭등·현금마련 노렸나…남양유업 둘러싼 온갖 추측들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04.15 11:01
  • 수정 2021.04.15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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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오너 리스크·바이러스 등으로 6년 연속 침체
최근 '불가리스' 코로나19 저감효과 연구 발표로 주가↑
당국 "임상 시험도 없었던 연구…확대 해석 경계해야"
업계 등 일각에선 '다른 의도 담긴 발표였을 수도' 의심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 출처=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 출처=연합뉴스]

남양유업이 최근 심포지엄을 열고 자사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온갖 구설수가 새어나오고 있다. 보건 당국 및 전문가들은 해당 연구가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남양유업 주가가 폭등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남양유업이 공정위 철퇴를 각오하고 이번 사태를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됐다.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완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고 주장했다.

충남대 수의대와 한국의과학연구원이 합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의 신장 세포에 배양한 감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불가리스를 투여한 결과 바이러스 저감률이 99.999% 나타났다고 한다. 아울러 원숭이 폐 세포에 배양한 코로나 바이러스아 불가리스를 투여하자 바이러스 저감률이 77.78%를 기록했다고 연구원 측은 전했다.

남양유업은 보도자료를 통해 "안정성이 담보된 식품에 대한 실험 결과로 1회 음용량 및 구강을 통해 음용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억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발효유 제품이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연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건당국 및 업계는 통상 바이오 업계에서 인체에 대한 효능을 발표하려면 수차례 임상시험을 거쳐 입증하는 반면, 남양유업은 임상시험에 대한 언급이 없는 만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양유업 주가는 전날 대비 8.57% 오른 38만 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발표 다음날엔 장 초반 48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업계 및 증권가 사이에선 남양유업이 주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내용을 임원이 직접 발표하도록 유도하고, 패널까지 남양유업과 관련된 이들로 배정하는 등 무리수를 둔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브랜디스인베스트'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브랜디스인베스트는 지난해 7월부터 남양유업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으며, 발표 2주 전인 지난 1일에도 1.03% 지분을 추가 매입해 총 8.27%의 지분을 모았다. 남양유업 입장에선 브랜디스인베스트가 추후 경영권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볼 수 있는 부분이다. 즉, 남양유업이 이번 사태를 통해 자사주 가치를 높여 브랜디스인베스트의 추가 지분 매입의 장벽을 높이려 했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시선은 회사가 브랜드 이미지 실추·코로나19 여파 등으로 6년 연속 침체에 빠진 가운데, 남양유업 오너 측에서 이번 사태를 통해 바짝 현금마련을 한 뒤 경영권을 정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6년 4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2017년 51억 원, 2018년 86억 원, 지난해엔 4억 원 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리점주 밀어내기 사태 등으로 인한 '갑질 기업'이란 꼬리표부터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의혹, 홍 회장의 경쟁업체 비방 혐의 등까지 더해져 회사 이미지에 치명타가 가해졌다. 저출산으로 인한 회사의 미래 가치 하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남양유업 측 관계자는 "브랜디스인베스트를 견제하려 했다거나, 현금마련을 위해 이번 사태를 기획했다는 것은 명확히 사실무근임을 밝힌다"면서 "연구적 의의가 있어서 발표하는 자리를 가진 것 뿐이다. 저희가 실험한 것이 아니라 연구원이나 충남대 수의학과 대외기관에 의뢰하여 얻은 성과다. 성과에 대한 의의가 있었던 부분을 말씀드리는 장이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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