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재건축 규제완화' 오세훈의 승부수
'토지거래허가구역·재건축 규제완화' 오세훈의 승부수
  • 장은진 기자
  • 기사승인 2021-04-21 18:50:58
  • 최종수정 2021.04.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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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규제·후완화 카드로 서울 부동산 가격 잡기 추진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일대와 한강변의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일대와 한강변의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라는 규제 카드부터 꺼냈다. 당초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을 내세웠던 것과 달리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주요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역 네 곳을 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오 시장은 21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밀집한 압구정아파트지구와 여의도아파트지구 및 인근 단지, 목동택지개발사업지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을 향후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은 우선 이들 지역이 최근 비정상적인 거래가 포착되고 호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재건축 단지가 모여있는 곳으로, 재건축 규제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그 결과 오 시장도 규제 완화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4개 지역은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구역으로 투기 수요 유입과 거래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곳들이다. 서울시내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앞서 지정된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동·청담동·대치동에 더해 총 50.27㎢로 확대된다. 이들 재건축·재개발 추진구역 내 단지는 조합 설립 전 추진위원회 단계를 포함해 사업 단계와 관계없이 모두 토지거래허가 대상에 포함된다.

압구정아파트지구는 압구정역을 중심으로 밀집한 24개 단지를 모두 지정했다. 여의도지구는 풍선효과 방지를 위해 인근 재건축 단지까지 포괄해 총 16개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정했다. 시범아파트를 비롯해 광장, 미성, 삼부, 목화, 한양, 장미 아파트와 인근 단지인 수정, 공작, 서울, 진주, 초원 아파트까지 포함된다. 여의도아파트지구 인근 단지들이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재건축 사업 등을 준비 중이어서 이들 단지로 투기 수요가 몰릴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목동지구도 14개 단지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다만 규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목동지구 상업지역은 제외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1~4지구)도 아파트, 빌라, 상가 등 정비구역 내 모든 형태의 주택·토지가 토지거래허가 대상이다. 오는 27일 발효돼 1년간 지정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면적이 법령상 기준면적(주거지역 180㎡, 상업지역 200㎡ 초과)의 10% 수준(주거지역 18㎡, 상업지역 20㎡ 초과)으로 낮춰진다. '투기 억제'라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의 취지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이다.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컸던 재건축, 재개발 단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오히려 규제 강화 신호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서울시는 '신속하지만 신중하게'라는 기조 아래 집값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주택 공급 확대는 차질 없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제로 급등한 재건축 단지 집값을 안정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승폭은 제한할 수 있지만 집값 상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아파트 단지별로 구역을 지정해 이전보다 부작용은 덜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jej0416@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