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장벽 허무는 '오픈뱅킹' 확산...선점효과는 '글쎄'
금융권 장벽 허무는 '오픈뱅킹' 확산...선점효과는 '글쎄'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5.04 16:08
  • 수정 2021.05.04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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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이어 카드사도 오픈뱅킹 시스템 본격 구축
조회 수수료 10~50원 수준에서 3~15원으로 감소하는 이점
금융권 장벽 없어진다는데..."선점효과 전혀 없다"는 반응도
금융 앱 하나로 타 은행 계좌를 조회·송금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올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픈뱅킹 서비스. [출처=연합뉴스]

올해 금융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금융 계좌의 잔액을 조회하고 다른 금융권으로 이체할 수 있는 '공동결제시스템(오픈뱅킹)'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된다. 지난해 시중은행, 지역은행, 증권사, 인터넷은행 등을 중심으로 구축됐던 오픈뱅킹 시스템이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등에도 퍼지는 것이다.

오픈뱅킹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면 금융장벽이 허물어져 무한경쟁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후발주자인 저축은행과 카드사에선 선발 주자에 비해 도입 시기가 매우 늦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가 어려운 '선점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달 28일 73개 저축은행에서 오픈뱅킹 대국민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고객들은 이달부터 저축은행중앙회 통합 앱(SB톡톡+)나 자체 앱을 통해 73개 저축은행의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나머지 6개 저축은행도 전산개발이 완료되는대로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실시하게 된다.

먼저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4일 모바일 플랫폼 ‘SBI스마트뱅킹’에서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저축은행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실시함에 따라 수신계좌를 제공하는 전 금융권에서 오픈뱅킹 서비스가 이용 가능해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금융회사에 자금을 예치하고, 하나의 앱으로 관리할 수 있어 편의가 높아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권에 존재하던 장벽을 넘어 차별없는 결제망 이용을 보장하고, 이는 업계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금융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뱅킹은 국내 은행 및 핀테크기업이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으로 모든 은행의 자금이체 및 조회 기능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가리킨다. 쉽게 말해 금융 앱 하나로 타 은행 계좌를 조회·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로, 서로 상이했던 은행 간 송금·결제망이 표준화되는 것이 핵심이다. 

KB국민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 '스타뱅킹'에서 신한은행 계좌를 관리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신한은행 쏠(SOL)' 앱에서도 KB국민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오픈뱅킹 시스템은 지난 2019년 말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이어 지난해 말 5개 상호금융(농협,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우체국, 13개 증권사 등이 오픈뱅킹을 시작했다. 계좌번호 직접입력 없이도 보유계좌 자동조회 후 등록이 가능해진 것이다. 

카드사들도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이달 중으로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후 각각의 카드사 앱에서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 상반기 중으로 금융결제원 총회 의결을 통한 특별참가절차를 거쳐 더 많은 카드사가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 이용 시 금융사들은 조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불하는 수수료가 종전 10~50원 수준에서 3~15원으로 낮아지는 이점이 있다. 핀테크 등 금융사들은 조회 건수가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수수료 부담이 과도하다며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한 바 있다.

금융위는 합리적 비용으로 은행결제망을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을 넘어, 차별없는 은행결제망 이용을 보장하는 오픈뱅킹 법제도화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은행을 통하지 않고 'OO페이' 등 플랫폼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신용카드처럼 후불 결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예견했던 대로 뱅크(은행)는 사라지고 뱅킹(은행업무)만 남는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후발 주자인 저축은행에선 미지근한 반응도 감지된다. 2019년 12월 금융당국의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 이후 약 1년 반이 경과한 만큼 먼저 시스템을 구축한 금융사들이 선점 효과를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대형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설립 특성상 오픈뱅킹을 유인할 만한 요소가 많지 않고 고객들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라며 "도입 시기도 늦은 만큼 큰 이점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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