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시장 잡아라"...'페이경쟁' 뛰어든 금융지주, '확장성'이 열쇠
"간편결제 시장 잡아라"...'페이경쟁' 뛰어든 금융지주, '확장성'이 열쇠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5.07 17:30
  • 수정 2021.05.0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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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타사 고객까지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 구현 계획
하나·KB·신한 등 금융지주도 그룹 내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
금융사들 경쟁 속속 뛰어들지만... 확장성·접근성 떨어진다는 평가도
"금융사→핀테크에서 핀테크→금융사 구도로 고객 유인 이끌어야"
간편결제 서비스. [출처=연합뉴스]
간편결제 서비스 [출처=연합뉴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삼성페이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의 열기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에 대항해 주요 금융사들도 시장 패권을 잡기 위해 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금융사 플랫폼 만으로는 확장성·편리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한데, 디지털 혁신을 최우선 화두로 설정한 금융사들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일 자회사인 우리은행, 우리카드와 함께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측은 "플랫폼 기업 주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와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 도입에 대한 대응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른 금융사들의 결제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것은 ‘개방형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자사 계좌만 연동하여 쓸 수 있는 플랫폼과 달리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타 금융사 고객까지 이용 가능하도록 플랫폼 윤곽이 잡혀 있다. 온·오프라인 결제 편의성을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나간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앱 WON뱅킹 내에 우리카드의 ‘우리페이’를 구현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입법 추진에 따라 마이페이먼트와 종합지급결제업 도입이 임박했다”라며 “우리금융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이 구축되면 빅테크 중심으로 급성장 중인 지급결제 시장에서 우리금융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참전한다. 5일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여러 개로 분산·운영해 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 '하나원큐페이'를 올해 말까지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카드 중심의 하나금융 전 계열사 디지털 지급결제를 통합하는 것이다. 하나카드는 이달 중 입찰 제안 공고와 사업자 선정 작업에 착수하고, 11월 안에 통합 구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원큐페이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면서 사용처를 확대해 다른 결제 서비스를 능가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손님이 가장 많이 사용할 수 있는 페이를 목표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 'KB페이'를 론칭해 간편결제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신한금융그룹도 지난달 20일 기존 신한카드앱인 ‘신한페이판’을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한 ‘신한페이’를 출시했다.

두 플랫폼의 경우 자사 은행·카드 계좌만 연동해 쓸 수 있다. NH농협금융지주도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NH페이(가칭)'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를 등록해두면 지문인식·비밀번호 입력·단말기 접촉 등 간단한 방법으로 온·오프라인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간편결제 시장의 강자로는 포털·모바일 서비스 기업의 양대산맥 네이버·카카오와 삼성·엘지 등 휴대폰 제조사, 그 외 NHN(페이코)·쿠팡이 꼽힌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4492억원으로 전년보다 41.6% 증가했는데 이용금액 가운데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금액이 2052억원(45.7%)이었다. 삼성페이·엘지페이 등 휴대폰 제조사의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1071억원(23.8%), 금융회사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1369억원(30%)이다. 

금융사의 점유율이 30%로 꽤 높은 편이지만, 점유율을 높이려면 확장성을 보다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금융사 간편결제 플랫폼이 자사 계좌만 연동할 수 있다보니 자주 사용할 만한 메리트가 떨어지고, 앱 접근성 또한 다른 페이 플랫폼에 밀린다는 것이다.

한가지 은행 앱으로 모든 은행 계좌의 잔액을 조회하고 다른 은행으로 이체할 수 있는 '공동결제시스템(오픈뱅킹)'처럼 어느 정도 통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마이페이먼트·종합지급결제사업자 신규 라이센스 도입과 OO페이 후불결제 허용 등도 금융사 입장에선 큰 과제다.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은 상기 내용이 담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지난해 하반기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핀테크 산업 활성화로, 일정한 자격을 갖춘 핀테크 결제사업자에 '종합지급결제업'을 도입하는 것이다. 종합지금결제업자가 되면 은행과 제휴하지 않고도 독립적으로 계좌를 발급할 수 있다.

이 계좌에서는 현금을 자유롭게 보관·인출할 수 있으며 결제·송금뿐만 아니라, 금융상품 중개·판매 등 종합자산관리도 가능해진다. 사실상 준 은행, 준 카드사로 인정받는 것이라 금융사들은 되려 자신들의 파이를 뺏기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몇년 간 금융산업 개방이 눈에 띄게 이뤄지면서 업권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금융-비금융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라며 "기존 상황이 핀테크 서비스에 금융권 고객들이 유입되는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핀테크에서 금융권 서비스로 유입되는 역방향으로 구도로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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