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군 미사일 구축함 등 군함 3척이 일본 오키나와섬 부근을 통과해 서태평양에 진입한 가운데, 같은날 미 해군 7함대도 중국이 자국 앞바다라고 간주하고 있는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중국과 미국이 날카롭게 대립하며 무력시위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일본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전날 구메지마 북서쪽 120km 떨어진 해상에서 중국 052D형 미사일 구축함 난징과 054A형 미사일 호위함 양저우, 903형 보급함 가오유후가 해상자위대에 포착됐다. 동중국해에선 11~17일 일정으로 일본 해상자위대, 미국, 프랑스, 호주 해군이 중국을 염두해두고 낙도방위 연합훈련 '아크21'을 전개하고 있다.
같은날 미 해군 7함대는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인 커티스 월버함을 국제법에 근거해 통상적 대만해협 통과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대만해협은 중국이 자국의 앞바다라고 간주하고 있는 곳이다. 7함대는 "대만해협 통과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을 위한 미국의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군은 국제법에 허용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날아가고, 항해하고,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사실을 밝히자 공식적으로 반발했다. 중국군 동부전구는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의 행위는 대만 독립분자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으로 지역 정세에 간섭하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이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으로 우리는 이를 단호히 반대한다. 미군 구축함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하고 주시하고 있다.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이처럼 대만 주변 바다와 하늘에서 군사 활동 빈도와 강도를 높이면서 신냉전 수준으로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대만 군사싱크탱크는 미국과 중국의 군사 충돌 가능성도 배재 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대만 군사싱크탱크가 공개한 보고서에는 "미 해병대가 원정 정예 타격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되고 있다"면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대만이 미군 원정 전진기지 작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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