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의 민낯 ①]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온갖 부정행위 중심에 '양실장' 있었다"
[ICC의 민낯 ①]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온갖 부정행위 중심에 '양실장' 있었다"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05.31 11:25
  • 수정 2021.05.31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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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모 경영기획실장, ICC에서 거의 왕이다"
출퇴근 조작 지시·도의 허술한 감사 의혹도
양 실장 갑질에 C대리, 정신과 치료 후 퇴사

김의근 사장이 이끄는 ICC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최근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온갖 갑질과 부정부패가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그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양 모 경영기획실장은 불성실한 근무 태도와 더불어 직원들에게 갖은 갑질 등을 행해 한 직원이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 실장이 그간 어떤 부조리들을 행했는지, '양 실장 세상'으로까지 불리는 ICC 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조목조목 파헤쳐본다.

[ 출퇴근 시간 조작 지시 ]

[ICC 직원들이 양 실장 출퇴근 기록 조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출처:제보자]
[ICC 직원들이 양 실장 출퇴근 기록 조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출처:제보자]

27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양 실장은 지난해 1월 경영기획실장으로 발령받은 뒤 오전 10시~11시경에 출근하고, 퇴근은 오후 4시에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A씨는 "어느 직원보다 타의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 경영기획실장이 업무 시간에 드라마를 보거나, 출퇴근 시간을 지키지 않아놓고도 녹봉을 착복하고 주주들을 기만하고 있었다. 이에 내부 고발을 요청한 결과, 모 임직원으로부터 '양 실장의 출퇴근 시간을 조작해줬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근태를 임의 조정하는 사례는 위법이며, 근태가 올바르지 못한 자에게 급여를 전액 지급하는 행위는 부당이득에 속할 수 있다. 그럼에도 양 실장은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는 직원에게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양 실장은 한 임직원이 허위 기록을 지적하자 "슬쩍 알려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 오히려 역정을 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애 학교 보내야한다. 코로나라서 한 주 걸러서 보내고 그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직원이 "그래도 허위 출퇴근 기록은 문제다. 적은 시간 근무했으면 월급을 적게 받는게 맞다"고 재차 강조하자, 양 실장은 "주말에 사장님과 같이 개업식 다니고 의원 만나고 그런거 다 야간수당이나 시간 외 수당으로 타먹어도 되느냐. 그럼 겸직수당 두 개 하고 있으니 사장님께 바로 요청할 것"이라고 떳떳하게 말했다. 대화 중 "경영기획실 고xx가 또 양 실장의 근퇴기록을 조작했길래 그러지 말라고 했다"고 한 점을 토대로 봤을 때, 양 실장의 이같은 행위는 수차례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제주도청 관광정책과 감사위원회 이 모 감사위원은 익명의 제보를 받고 감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감사위원은 양 실장의 근태 문제점이 실제로 드러났고, 공문을 통해 컨벤션센터측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주컨벤션센터측은 아직까지도 양 실장에게 어떠한 징계조치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 "선착순 1명~!ㅋㅋ" ]

[ 양 실장이 선착순으로 자신을 데리러 올 직원을 모으고 있는 모습 / 출처=제보자]

그는 직원에게 선착순을 외치며 자신을 데리러 오라는 갑질도 거리낌없이 자행했다. 양 실장은 종종 직원들이 있는 단체 카톡방에 자신을 데리러 올 직원을 '선착순'으로 뽑았다. 그는 "8시40분 회수사거리 1명 선착순~!!" 이라거나 "버스 타고 가는 중인데 9시에 회수 사거리에서 픽업해주실 1분 선착순~!ㅋ"이라며 갑질을 행했다. 이를 본 한 직원이 "저요~"라고 말하자, 양 실장은 "이 과장 1등 당첨! 굿~!!!!" "이** 당첨~~"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 양 실장 갑질에 모 직원, 정신과 치료 후 퇴사 ]

A씨는 "양 실장의 폭언과 갑질로 마이스기획실 C대리가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면서 C대리가 작성한 고충상담일지를 공유했다. 일지에 따르면 양 실장은 출장 내내 C대리에게 자신의 관광 가이드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로인해 C대리는 업무보다 관광을 주로 다녔고, 출장 후 보고서 작성에 부담을 느꼈다. 하지만 양 실장은 '초등학생 수준 보고서냐'며 자신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 경유는 고려치도 않고 그를 비하했다.

이외에도 다른 이유로 C대리가 웃자 '웃었다'는 이유로 2건의 경위서를 작성케 하거나, 사내에 없는 물품을 즉시 구입하라고 지시한 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무능하다'는 사유로 그를 비난했다. 양 실장의 이같은 지속적인 괴롭힘에 C대리는 날마다 청심환을 먹고 출근했으며, 양 실장이 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심적 불안이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다솜분석심리연구소에서 심리검사를 총 4회에 거쳐 상담받은 뒤 퇴사했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은 당시 김의근 사장에게도 보고가 됐음에도 김 사장은 면담 및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만 지시했을 뿐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전 직원 B씨도 양 실장의 갑질로 인해 피해를 입고 계약해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 초부터 경영팀에서 근무했다. 사수가 가스라이팅을 하길래 양 실장에게 중재 역할을 요청했더니, 오히려 양 실장은 사수 편을 들어주면서 전혀 중재 역할을 해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B씨는 양 실장에게 보고를 하러 갔을 때 수치심을 주는 언어도 자주 들었다고 폭로했다. B씨는 "양 실장에게 보고하러 갔더니, 그는 '싸제물 안빠져서 이 따위로 밖에 못하냐. 수준 떨어진다'고 했다. 과거 사기업에 근무했었기 때문에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이다"라며 "양 실장은 또 기본적으로 '수준 떨어진다'는 말을 자주 한다. 자기 마음에 안들어지면 이 말을 그냥 무조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평가에서 탈락 및 계약 해지 당했다고 한다. B씨는 "탈락이 결정되자 양 실장은 전 직원들 다 보는 사무실에서 '너가 못해서 떨어진 거다'라고 큰 소리로 얘기를 했다"며 "참다 못해 고충상담을 요청해서 강명천 실장에게 이같은 사실을 다 털어놨다. '당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강 실장은 현재 마케팅 및 언론을 담당하고 있다. 본지는 강 실장에게 양 실장의 논란에 대한 회사 입장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강 실장은 "드릴 입장이 없다"면서 "알아서 판단하시라"고 답했다. '입장이 있으면 알려 달라, 없으면 없는 것이라고 답을 달라'고 재차 묻자, 강 실장은 "입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자님이 알아서 판단하시라"고 번복했다.

ICC제주컨벤션센터 주주로 참여중인 한국관광공사 측은 "사실을 인지한 이상 한국관광공사도 최선을 다해 살펴볼 예정"이라면서 "저희가 봐도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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