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인터넷은행 '게임 체인저' 될까...2천만 가입자 잡을 전략은
토스뱅크, 인터넷은행 '게임 체인저' 될까...2천만 가입자 잡을 전략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6.09 17:26
  • 수정 2021.06.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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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전 끝에 따낸 인가..."고객 중심·데이터 수집에 있어 강점" 
2000만 가입자 보유...토스 '원앱' 서비스 전략으로 강점 살려
무한경쟁 소용돌이 속 금융업계..."헤쳐나갈 위험요인들 산재"
토스뱅크
토스뱅크 온라인 기자간담회 현장. [화면 캡처]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출범 채비를 갖추고 있다. 토스는 계열사인 ‘토스혁신준비법인’이 9일 개최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 토스뱅크로 사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핀테크 유니콘이 만든 첫번째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는 최종 영업 준비를 거쳐 이르면 9월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금융 산업을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비전으로 지난 2019년 5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첫 도전장을 냈다. 자본 부족 문제를 지적받으면서 예비인가는 한 차례 미뤄졌다. 

토스는 자신들의 지분율을 34%로 낮추는 대신 하나은행, SC제일은행, 한화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들을 대거 주주로 참여시키면서 같은해 12월 예비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후 토스혁신준비법인을 필두로 본인가 준비에 박차를 가했고, 이날 오후 토스뱅크의 은행업에 대한 본인가를 받아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 인가 결정을 하면서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금융 산업의 경쟁과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토스 측은 "기존 은행이 만든 규칙을 고객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은행을 여전히 어렵게 느끼는 고객들의 인식 또한 바꿔나가겠다"라는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먼저 기존 금융권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약 1300만 명의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소외계층의 경우 고신용·고소득 직장인이 우대받는 시중 은행권에서 신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신용도 개선의 기회마저 제한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 의식에 힘입어 토스뱅크에서는 고신용 고객은 물론, 중·저신용자, 금융이력부족자(Thin-filer), 중기·소상공인, 국내 거주 외국인 등 다양한 사용자들을 고객으로 포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토스 측은 자체 고객 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신용평가사(CB사)의 데이터에, 토스의 방대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대안정보)를 결합함으로써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대안정보는 기존 신용평가사가 측정하지 못한 데이터로, 토스가 고객 동의를 거쳐 축적한 수백만 서비스 데이터를 포함했다. 이를 바탕으로 출범 직후부터 전체 신용대출 규모의 30% 이상을 금융소외계층에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업 개시 이후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보강해 신용평가모형(CSS)을 고도화 하는 한편, 예상되는 여러 위험 요인도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낮춰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높은 변별력의 신용평가모형으로 중·저신용자라도 건전한 고객을 선별하는 체계를 갖췄다. 대출 실행 이후에는 연체율 등 위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사전 경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조기 대응도 이어갈 방침이다. 정식 영업 개시 이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전 점검에도 나선다.

토스뱅크는 가입자 2000만명을 보유한 모바일 금융 앱 토스를 기반으로 두는 ‘원앱(One-app)’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이는 토스뱅크 앱을 따로 출시하지 않고, 수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토스 앱의 강점을 살려 뱅크 서비스에 빠르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토스 앱 가입자 중 60%가 상대적으로 신용이력이 부족한 2030세대인 점도 이같은 방향성과 일치한다.

이들을 공략해 고객이 돈을 모을 수 있는 저축 상품은 ‘혁신'을 최우선으로 설계했다. 토스뱅크는 고객이 여유자금 운용, 목돈 마련 등 다양한 니즈에 따라 자유롭게 규칙을 설정해 저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소득과 소비, 통장 잔고 관리 습관을 분석해 맞춤형 자산관리 기회도 제공한다. 또한 복잡한 조건 충족 없이 시중은행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도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체크카드 상품의 경우 고객의 소비패턴에 따른 캐시백 혜택, 시즌별 혜택 변화 등의 서비스를 선보인다. 고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여러 장의 카드 대신 단 한 장의 카드만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토스뱅크 고객에게는 다양한 금융사 제휴망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한 ATM 입·출금 서비스는 물론 수수료 무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가 9일 출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가 9일 출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토스뱅크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방향성과 비전을 설명했지만, 시장에는 보다 많은 위험요인이 존재한다.

먼저 국내에 시중은행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 외국계 은행까지 포함하면 약 18개의 금융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대형 금융지주들은 자회사 은행과 독립된 인터넷은행 설립에 나설 의사를 밝히면서 잠재적 경쟁자도 상당한 상황이다.

은행업 내부적으로는 은행 간 장벽을 없앤 오픈뱅킹 시행 등 핀테크발 무한경쟁의 소용돌이가 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해외금리 파생상품(DLF) 사태와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 여파로 정부가 고위험 상품 판매를 막으면서 비이자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들었다. 사면초가라 할 만하다. 

인터넷은행의 장점이 퇴색돼 사업을 할 만한 요인이 줄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은행은 영업점설치비, 유지비, 인건비 등 감축과 수수료 면제 등 장점이 있지만 IT 인력 및 기술 도입 비용이나 홍보비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오픈뱅킹 도입 이후 수수료마저 급락해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토스뱅크 측은 그럼에도 은행업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서의 역할을 낙관하고 있다.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는 "모든 금융업권에서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고, 비금융 데이터도 수집해 혁신적인 신용평가모델(CSS)을 구축하고 있다"라며 "초기 결과일 뿐이지만 앞으로 개발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라고 밝혔다. 

자본 문제도 주주사들과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수신·대출액 등에 있어 사업의 성장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향후 5년간 약 1조원 정도의 추가 증자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은행이 지지부진했던 중금리 대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전체 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층 대출 비중은 10% 초반대를 오가며 저조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말 34.9%로 시작해 내년 말에는 42%, 2023년 말에는 44%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안정적인 뱅킹 서비스 제공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 대표는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독립적인 보안 체계를 구축했고, 토스 앱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실행 가능하도록 금융당국으로부터 검사를 받았다"라며 "월간 1100만 명 이상의 활성유저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고, 출범 시기에는 180명까지 인력을 늘려 안정적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포용과 혁신의 은행을 표방하는 만큼 중·저신용자를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1금융권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객들이 은행을 떠올렸을 때, ‘토스뱅크’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고객 중심의 은행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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