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인사 지켜만 본 김오수 조직개편엔 힘 바짝.. 박범계 '직접수사 장관승인' 접나
檢인사 지켜만 본 김오수 조직개편엔 힘 바짝.. 박범계 '직접수사 장관승인' 접나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21-06-09 17:34:01
  • 최종수정 2021.06.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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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밤 박범계·김오수 4시간 심야회동
지난 3일 서울고검 청사에서 대검검사급 검사 인사 협의로 만난 박범계(왼쪽) 법무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 [출처=연합뉴스]
지난 3일 서울고검 청사에서 대검검사급 검사 인사 협의로 만난 박범계(왼쪽) 법무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 [출처=연합뉴스]

8일 밤 박범계 법무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4시간 심야회동을 가지면서 앞서 법무부가 내놓은 검찰 직제개편안에서 위법 논란이 일던 지청 형사부 직접수사 개시의 장관 승인 규정은 백지화될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9일 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어젯밤에 김 총장을 만나 직제개편안과 관련해 법리 등 견해차를 상당히 좁혔다"며 회동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법무부과 대검에 따르면 박 장관과 김 총장은 전날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네 시간에 걸쳐 만났다고 한다. 만남은 박 장관이 제안했는데, 8일 대검이 법무부의 검찰 조직개편안에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을 훼손한다"는 날 선 공개 입장을 발표한 것에 따른 것이었다. 박 장관은 대검 입장이 나오자 "상당히 세다"라며 당황한 기색을 드러낸 바 있다. 

박 장관은 회동이 의미 있었음을 시사했지만 대검 쪽 반응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박 장관을 통해 회동 사실이 알려지자 대검은 "김 총장은 어제(8일) 저녁 법무부 장관을 만나 대검 입장을 상세히 전달했다"는 짤막한 문장을 기자들에게 전했다. 대검은 전날 공식 입장에서 지청 형사부 검사가 직접수사 범위인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를 수사할 때 총장을 거쳐 장관 승인을 받게 한다는 법무부 안에 우려를 표했다. 검사의 수사개시권과 장관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규정한 현행 법률 체계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196조는 '검사는 범죄 혐의가 있다고 사료할 때 범인, 범죄사실, 증거를 수사한다'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장관은 구체적 사건은 검찰총장만을 지휘한다'고 각각 정한다. 

대검이 법무부와 각을 세우는 이면엔 지난 4일 단행된 대검 검사급(검사장) 검사에서 박 장관이 친(親) 정권 성향 검사를 대거 전진 배치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 나오는 우려를 차단하기 위함이란 분석이 많다. 이번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장으로 전보되며 사실상 좌천된 조남관 전 대검 차장은 총장 직무 대행 시절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출금(出禁) 혐의를 받는 이성윤 서울고검장 기소를 승인했다. 그런데 이때 수사를 벌인 수원지검에서 지검장이지만 지휘를 회피한 문홍성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승진과 동시에 이 사건 공소유지를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다. 수원지검 수사 결론에 따르면 문 부장은 이 고검장이 2019년 6월 반부패부장으로 재직하며 안양지청에서 인지한 불법출금 수사를 무마했을 때 공범이다. 문 부장이 비운 곳엔 불법출금 검찰 수사 방해 혐의를 받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기소에 회의적 입장을 보인 신성식 전 대검 반부패부장은 수원지검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수원지검 수사 결과에 맞춰 불법출금과 수사방해 혐의 관련 검사를 감찰하는 수원고검의 고검장에는 역시 친정권 검사인 김관정 전 서울동부지검장이 왔다. 김 총장으로선 불법출금 추가 수사를 더는 못 하게 막겠다는 박 장관의 의지가 현실화하는데 제동을 걸지 못한 셈이다. 법무부는 조만간 예정된 고검 검사급(차·부장검사) 인사 전에 조직개편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어서 박 장관과 김 총장이 다시 만난다면 최종 담판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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