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12년 장기집권 후 축출된 네타냐후 “새 정부 끌어내릴 것…곧 다시 돌아오겠다”
[WIKI 프리즘] 12년 장기집권 후 축출된 네타냐후 “새 정부 끌어내릴 것…곧 다시 돌아오겠다”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1-06-15 06:38:03
  • 최종수정 2021.06.15 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연설 후 종래처럼 총리 자리로 돌아갔던 네타냐후, 곧바로 야당 대표 자리로 안내돼
이스라엘 시민들이 13일(현지시간) 의회가 정부 승인 투표를 마무리한 직후 텔 아비브의 라빈 광장에서 새 연립정부 출범을 축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시민들이 13일(현지시간) 의회가 정부 승인 투표를 마무리한 직후 텔 아비브의 라빈 광장에서 새 연립정부 출범을 축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최장수 총리였던 베냐민 네타냐후(71) 총리가 13일(현지 시각) 마지막 연설을 통해 새 연정은 물론 조 바이든 미국 정부와 이란을 향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고, 미국의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등이 전했다.

특히 네타냐후 전 총리는 이란 문제와 관련해 베네트 신임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대들지 못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또 자신이 야당 지도자로 남아 “이스라엘의 안보를 수호하는 임무를 계속할 것”이라며 “어쩔 수 없이 야당이 되어야한다면, 이 위험한 정부를 당당하게 뒤집고 나라를 정도로 이끌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돌아올 것”이라며 재기를 다짐했다.

이스라엘의 최장수 총리였던 베냐민 네타냐후는 우파 정당인 리쿠드 당의 당수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야권 최고지도자로서 정치력을 유지할 것이다.

한편 신임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자신의 정부가 “전체 국민들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교육, 의료의 개혁과 관료주의 청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우정당인 야미나 당의 당수이기도 한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권력 분점 협상에 따라 2023년 9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그런 다음 중도주의 정당 예쉬 아티드의 당수 야이르 라피드가 그의 뒤를 이어받아 2년 더 통치하기로 되어있다.

이보다 앞선 13일(현지 시간) 의회에서 치러진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들은 60 대 59라는 아슬아슬한 표차로 이번 연립정부를 승인했다.

투표가 끝난 후 네타냐후는 베네트 총리에게 걸어가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올해 49세의 신임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연설을 통해 “오늘은 슬픈 날이 아닙니다.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정부가 교체된 것뿐입니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무도 공포를 느끼지 않도록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 그리고 오늘 밤을 축제처럼 생각할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기뻐하지 마세요. 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의 대표들은 이스라엘의 새 정부 출범을 거부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것은 이스라엘 내부의 문제일 뿐입니다. 우리의 입장은 일관됩니다. 우리의 바람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1967년의 국경을 그대로 유지한 팔레스타인 국가일 뿐입니다.”

팔레스타인 정부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의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이 우리의 영토를 식민지로 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 단체 하마스의 대변인도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만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베네트 총리에게 축하 인사를 보내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굳건한 상호관계가 강화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신임투표의 결과가 발표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는 크네세트에 마련된 총리 자리로 돌아가 앉았지만, 곧바로 야당석으로 안내되었다.

최장수 총리가 문자 그대로 자리에서 축출되는 이스라엘 정치 역사의 한순간이었다.

이번에 탄생한 정부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세력을 망라하고 있다. 바로 그 점이 현 정부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가장 불안정한 정부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베네트 총리로서는 연정의 결속력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할지도 모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가 2일(현지시간)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의회 투표가 끝난 뒤 퇴장하며 동료들의 위로와 격려를 받고 있다. [예루살렘=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가 12일(현지시간) 새 총리 선출을 위한 의회 투표가 끝난 뒤 퇴장하며 동료들의 위로와 격려를 받고 있다. [예루살렘=AP연합뉴스]

이토록 긴 싸움이 된 이유?

네타냐후 전임 총리는 1996부터 1999년까지의 첫 번째 임기를 시작으로,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장기 집권했다. 그는 2019년 4월 총선거를 선언했지만, 새로운 연정을 구성할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그 이후 이처럼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선거가 두 차례나 더 이어졌다.

네타냐후는 세 번째 총선을 치르고 나서야 야권 지도자인 베니 간츠와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정치적 거래가 끝내 무산되자 지난 3월 다시 총선 국면에 돌입한 것이다.

선거 결과 리쿠드 당은 최대 정당으로 등극했지만 네타냐후가 연립정부 구성에 다시 한 번 실패하자, 연정 구성의 권한은 두 번째로 표를 많이 받은 예쉬 아티드 당의 당수 야이르 라피드가 맡게 되었다.

그러면서 권좌에 그대로 앉아있는 네타냐후에 대한 반대가 좌파와 중도 정당에서뿐만 아니라 리쿠드 당과 노선을 같이 했던 야미나 당과 같은 우익 정당들에서도 커져갔다.

야미나 당은 총선에서 7석을 얻고 5위로 합류했지만, 이 당의 지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라피드는 정당 연합 구성원에 야미나를 합류시켰다. 이들 정당 연합의 공동 목표는 네타냐후의 축출이었다.

과반수에 필요한 61석을 보유한 8개 정당들의 연합은 만료 시각을 정확히 한 시간 앞둔 6월 2일 네타냐후의 운명을 결정짓는 데 합의했다.

의회에서 연설하는 베네트 신임 총리 당선자 [epa=연합뉴스]
의회에서 연설하는 베네트 신임 총리 당선자 [epa=연합뉴스]

새로 출범한 연정은 잘 굴러갈까?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 정부는, 외견상으로는, 이스라엘 역사 73년 동안의 그 어떤 정부와도 같지 않을 것이다.

이 연정에는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독립적인 아랍 정당이 최초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즉, 아랍계 정당인 람(Raam)이 집권 연합에 참여한 것이다. 이 연정은 또 역사상 최초로 9명이나 되는 여성 각료들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랍계 정당 ‘람’과 좌익 이스라엘 정당들이 연정에 포함되었다는 것은 대 팔레스타인 정책과 같은 현안들에서 마찰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야미나 당 및 새희망(New Hope)과 같은 다른 우익 정당들은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웨스트뱅크 유대인 정착촌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또, 사회 정책 분야에서도 갈등이 예상된다. 일부 정당들은 동성결혼처럼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지지하는가 하면 ‘람’ 같은 이슬람 계 정당은 이를 반대한다.

게다가 어떤 정당들은 종교적인 제약에서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는가 하면, 야미나 같은 민족 종교 정당은 보수적이다.

 

dtpchoi@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