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에 빠진 JT저축은행·캐피탈 매각...매각대금 납입 여부 '촉각'
미궁에 빠진 JT저축은행·캐피탈 매각...매각대금 납입 여부 '촉각'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21-06-16 16:33:29
  • 최종수정 2021.06.1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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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트러스트, VI금융투자에 JT캐피탈 주식 100% 양도하기로 했지만
VI금융투자, 예정일 15일까지 매각대금 납입하지 못해 기한연장 요청
JT저축은행은 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 남아 매각 여전히 불확실
경기도 성남시 소재 JT저축은행 본점 외관. [사진=JT저축은행]
경기도 성남시 소재 JT저축은행 본점 외관. [출처=JT저축은행]

일본 금융사 J트러스트 자회사 JT저축은행·JT캐피탈 매각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VI금융투자가 예정된 날에 매각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고 기한 연장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미 매각 절차가 무산된 전력이 있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J트러스트는 지난 15일 JT캐피탈 주식 100%를 VI금융투자에 양도할 것으로 예정됐다. 지난달 14일 J트러스트와 JT캐피탈 주식 양수도계약 당시 주식 양도 예정일을 6월 15일로 계획했기 때문이다. 총 양도가는 1165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VI금융투자는 양수도 계약 내용과 달리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했다. VI금융투자는 자금마련이 어렵다며 J트러스트 측에 납입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J트러스트는 이사회를 개최해 입장을 다시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두 회사는 지난해 10월 JT저축은행 주식양도 양해각서(MOU)를 맺으며 지난해 말까지 매각 절차가 끝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3월 말 효력을 잃게 됐다. 우선협상 시한까지 금융위원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지난 4월 J트러스트가 JT저축은행에 더해 JT캐피탈 주식 전량까지 VI금융투자에 함께 매각하는 방식으로 MOU 효력을 재개시켰다.

J트러스트는 공시에서 "코로나19 확대 영향으로 세계 경제 환경과 산업 구조가 급변하고 있어 사업 수익성의 전망에 대해 전면 재검토가 요구된다"며 "이번에 다시 한국 금융위원회 승인 취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판단은 여전히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행법상 캐피탈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지 않지만, 저축은행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두 회사가 거래를 마쳐도, 내년 2월 당국이 VI금융투자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진행한 이후 승인을 해야만 최종 절차가 마무리되는 구조다. VI금융투자 입장에서는 심사에서 떨어질 경우 저축은행 매수만 실패하는 리스크가 생긴다.

매각금 납입이 더 지연되면 저축은행 인수계획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JT캐피탈 양도가 이뤄져야 그 전제 하에 3개월 이내 JT저축은행 매각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내년 2월까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노조 측에서는 J트러스트가 '매각차익 극대화·먹튀자본의 요식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계 금융회사가 국내 고금리 대출 사업으로 차익을 얻은 뒤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비판이다. 

노조 측은 "JT캐피탈의 매매거래는 당국의 승인심사가 필요 없고 추후 JT캐피탈이 JT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별도의 승인절차 없이 거래가 가능한 점을 이용한 사모펀드의 악의적인 편법인수"라며 "사모펀드가 JT캐피탈을 인수한다면 자신들의 돈 한 푼 안 들이고 JT캐피탈을 이용해 자금을 끌어모아 이윤을 챙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JT캐피탈은 오로지 최대 매각차익을 위한 먹튀에만 혈안이어서 경영상태의 악화를 JT캐피탈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업 사냥꾼'이라는 이명을 가진 사모펀드사는 향후 재매각을 염두에 둔 몸값 띄우기에 나서는 경향이 있어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JT저축은행·캐피탈은 수도권 기반 대형 저축은행·캐피탈사이다. 두 금융사의 총자산 규모를 합하면 약 2조원에 달하는 만큼 업계에선 ‘대어’로 꼽힌다. VI금융투자는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가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을 인수해 설립한 금융사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