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건설 40대 여직원, 폭언·성추행 참다 못해 스스로 목숨 끊어
동진건설 40대 여직원, 폭언·성추행 참다 못해 스스로 목숨 끊어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06.16 16:24
  • 수정 2021.06.16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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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고충 토로 후 자택서 목숨 끊어
동진건설 측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중"
신택영 동진건설 회장 / 사진=동진건설

신택영 회장에 이어 신현철 대표가 이끄는 동진건설에서 계약직 현장 화재 감시자로 근무하던 48세 여성이 동진건설 측 직원들의 성추행과 폭언 등을 참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인은 그간 회사에 이같은 고충을 털어놓지도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진건설 측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갑질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또 직원들의 고충을 듣는 창구가 마련돼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15일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포항지부에 따르면, 고인이 된 A씨는 지난 4월26일 동진건설에 첫 입사한 이후 현장 공사부장 B씨와 안전과장 C씨로부터 지속적인 반말과 욕설, 성추행 발언 등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 몸집이 작고 연약했던 그는 주변 동료와 가족에게 이같은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상황은 나아진게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는 곧장 노조 사무실의 문을 두드려 그간 있었던 일들을 모두 폭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는 지난 10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상담했던 노조 측 관계자는 "시간 외 작업 지시도 있었고, 남성 작업자들이 해야 하는 자제 정리 등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A씨는 성격상 큰 소리 한 번 못내고 참고 해왔다"면서 "최근 강도가 점점 심해져서 못하겠다고 하자 B씨와 C씨의 짜증이 더 거세졌다고 했다. 해당 부분에 대한 녹취록과 유서 전문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동진건설 측 역시 이들의 사이가 틀어진 이유에 대해 '업무'를 꼽았다. 다만 동진건설 측은 '해결 과정이었으나 A씨가 돌연 목숨을 끊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진건설 관계자는 "이들이 근무한 곳은 일명 노가다 현장이었다. A씨의 주 업무는 화재 감시자였지만, 현장 특성상 같이 청소도 하고 파이프도 날라야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두 사람이 A씨에게 재차 이같은 업무를 같이 하자고 요청했으나, A씨는 '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느냐'며 거절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 과정에서 더 이상 견디질 못했던 것 같다. 그 길로 노조 사무실을 찾아갔던 것 같다"며 "현장소장이 추후 이 내용을 확인하고 '더 이상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다음 날 출근한 뒤 말도 없이 퇴근하고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이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두 인물은 정규 직원이 아닌 프리랜서 분이다. 동진건설의 정규직 직원은 아니지만 가해자들이 합의할 수 있도록 수사받는 데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동진건설이 법정 의무교육인 직장 내 성희롱 및 갑질 교육 등을 올바르게 실시했는지에 대해선 답변하지 못했다.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작년까진 다 교육을 했으나, 이 공사는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예정이라서 해당 공사 작업자들은 예외였다"면서 "아울러 현장은 일용직도 있고 해서 본사에서 다 교육을 실시할 수 없는 구조다. 유인물 등을 통해서 교육은 실시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은 안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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