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혜화여고, 학교폭력 은폐 의혹...“가해자는 서울대 합격 플래카드”
대구혜화여고, 학교폭력 은폐 의혹...“가해자는 서울대 합격 플래카드”
  • 최문수 기자
  • 기사승인 2021-07-20 10:32:16
  • 최종수정 2021.07.20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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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대구혜화여자고등학교가 학교폭력 사건 피해자에게 부당한 처벌을 내린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교폭력 가해자(A양)의 아버지는 모 병원 의사이며, 서울대학교에 합격해 학교가 가해자의 서울대 입학을 위해 학교폭력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의 진술서와 증거자료에 따르면, 피해자(B양)를 포함한 다른 동급생에 대한 가해자의 집단따돌림은 지난 2018년을 시작으로 수개월 이어졌다. 가해자는 피해자(B양)에게 다른 피해자에 대한 최초 따돌림 수법을 밝히며 “X 같은 방관자 XX” 등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과 함께 집단따돌림에 동참하라는 강요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이에 따르지 않을 시, 피해자를 집단으로 따돌려 학교폭력을 행사할 것을 암시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냈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이와 같은 수법으로 계속해 괴롭혔고 협박을 가했으며 실제 다른 가해자들과 함께 피해자를 집단으로 따돌렸다.

이뿐만 아니라 가해자는 본인의 집단 외, 피해자의 다른 친구들까지 회유해 추가 집단따돌림을 저지르며 긴 시간 괴롭혔다.

이 밖에도 가해자는 같은 시기 다른 동급생 학우에게 피해자의 학업 성적을 질투하는 내용의 대화를 다른 친구와 하던 중 피해자(B양)를 “그 새X”라고 지칭하는 등 잦은 욕설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해자의 지속적인 학교폭력으로 인해 피해자는 수차례 자해를 시도했으며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대학진학을 미룬채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있다.

이 사건에 대해 대구혜화여자고등학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를 두 차례 열었는데, 학교에 대해 논란이 제기된 가장 큰 이유는 학교가 학폭위 학부모위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큰 결함이 밝혀져서다.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 제13조 제1항]은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 전체 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부모위원은 반드시 모든 학년의 학부모가 모인 학부모총회에서 선발돼야 하지만 학교 측은 학년별로 나눠 선출했다. 절차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다. 

학폭위 위원구성의 위법성은 관련 판결문에서 ‘학년별로 학부모위원 수를 할당해 선출한 행위는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고 판결하고 있는 만큼 형평성 논란에 있어 중대한 사안으로 취급하고 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리버티 법률 사무소 김지진 변호사는 학교 측의 대응에 대해 “절대 중립적인 입장에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미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정해진 위원들 사이에서 피해자가 진술해봤자 무슨 소용이냐”라고 덧붙였다.

피해자의 진술이 묵살될 수 밖에 없는 학폭위가 열렸다는 주장이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 측은 피해자에게 변호인이나 법률 대리인의 동행이 불가하다는 부당 통보를 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끔 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학폭위의 형평성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 번째 학폭위가 열린 당시 피해자의 진술이 먼저 이뤄져야 하지만 명백한 가해자를 피해자로 간주해 가해자에게 먼저 진술할 기회를 부여했다. 또 피해자의 보호자가 학폭위 위원들에게 요청한 사항을 위원들이 이행하지 않고 묵살한 사실이 회의록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학교가 이와 같이 부당한 과정 속에서 학폭위를 진행한 가장 큰 이유는 서울대학교에 입학할 만큼 학업 성적이 우수했던 가해자의 생활기록부에 처벌 조치 기록이 남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가해자의 혐의가 입증돼 학교가 처벌 조치를 하나라도 내릴 경우, 이 조치사항은 학생의 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되는데 이로 인해 가해자가 서울대 입학에 탈락해 학교 평판에 생길 결함을 우려한 것이다.

그 결과 첫 번째로 열린 학폭위에서는 피해자를 가해자로 간주해 피해자에게 ‘접촉금지 명령 처분'을, 두 번째로 열린 학폭위에서는 가해자에게 최종 ‘조치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전도된 결과를 내렸다는 판단이다.

피해자 측은 재심까지 신청했지만 처분 결과는 동일했다. 이후 재심위원회의 결과와 절차가 부당하다는 주장으로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대구혜화여자고등학교 교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피해자 측이 제기한 재심과 행정심판에서 기각됐으며 부당한 처벌을 내린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김 변호사는 "해당학교의 학폭위 처분의 부당성을 문제삼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해당학교를 상대로 민사소송 준비에 있다"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학교의 학폭위 구성 및 진행 당시 학교폭력 가해자 측의 부당한 압력행사 및 해당학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한 여부를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명백하게 위법한 부분이 존재하고 '처분 무효'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보호자는 본지에게 가해자는 서울대에 입학했고 피해자는 대학 진학을 미룬 채 정신과 치료를 수 년째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걸려있는 플래카드를 보고 ‘학교가 이토록 형평성이 어긋난대도 가해자의 서울대 입학을 위해 감싸려 들었구나’라는 사실을 느꼈다”며 “가해자는 잘 살고 피해자는 고통에 시달리는 현실이 분하다”고 말하며 통탄했다.

양 측의 첨예한 입장이 오가는 가운데 피해자는 21일 새벽,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서울대 모 병원 응급실에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doorwater0524@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