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비메모리 반도체, 하반기 더 달아오른다
'황금알 낳는 거위' 비메모리 반도체, 하반기 더 달아오른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7.21 16:25
  • 수정 2021.07.22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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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종연횡·파운드리 공장 증설 등 '스케일업' 박차
인텔·삼성전자·TSMC, 본격적인 비메모리 패권 경쟁 예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에서 반도체 패키징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에서 반도체 패키징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인텔·삼성전자·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공룡들이 하반기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전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수백조원 대의 연구개발(R&D)과 인력 투자에 이어 해외 공장 설립, 타 경쟁 업체와 손을 잡는 합종연횡까지 색다른 전략을 내놓고 있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미국의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위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인텔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인수시 300억달러(약34조2천600억원) 규모의 거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인텔은 앞서 지난 3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하고 200억달러(22조6천6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3위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까지 추진하는 것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한 것이다.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는 일본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일본에 첫 신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TSMC는 지난달에도 일본 구마모토현에 300㎜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하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는 관련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공장 건설 추진은 대만-일본 간 반도체 동맹 강화에 뜻이 있다. 대만 기업 TSMC는 미국-일본을 연결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동맹 구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지난해 중국 최대 통신 업체인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화웨이는 당시 TSMC의 2대 고객이었다. TSMC는 또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에 5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TSMC의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힌다.

현재 파운드리 점유율(1분기 기준)은 TSMC가 55%로 압도적인 1위이며 삼성전자가 17%, 글로벌 파운드리와 UMC가 각각 7%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삼성전자와 매출 1·2위를 다투는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할 경우 파운드리에서도 세계 3위로 도약하게 된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출처=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패권 싸움은 이같은 비메모리에 집중돼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품목이다. 특히 코로나19와 한파, 폭설, 가뭄 등 재해 영향으로 밀려오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공급 부족 사태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하반기엔 공급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지만 수요는 향후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매년 7.6%씩 성장해 2025년에는 370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도 매우 높다. 파운드리만 수행하는 TSMC는 화웨이를 잃었음에도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무려 42.3%에 달한다. 인텔은 지난해 매출 86조원, 영업이익은 26조원으로 영업이익률 3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26% 정도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1993년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항상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패권을 유지해왔다. 올해 1분기에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3.5%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전 세계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의 D램 영업이익률은 40%, 낸드플래시는 20%대이다. 그렇지만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는 10% 선에 그쳐 스케일업(Scale-up)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자 TSMC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단 3년동안 1000억달러(112조4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삼성전자는 이에 133조원 규모 투자 계획에 38조원을 추가한 총 171조 원을 투자해 세계 1위 추격에 나선다는 비전을 지난 5월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170억달러(약 20조원)을 들여 건설할 제2 파운드리 공장의 부지 선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력 후보지인 텍사스주 오스틴과 인센티브 협상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같은 텍사스주 내 인근 테일러가 새로운 후보지로 등장했다.

세계 메모리 시장 2위 SK하이닉스 또한 비메모리 반도체 적극 투자를 시사했다. SK하이닉스에서 비메모리 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2% 대에 불과하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현재 대비 2배로 확대하는 한편, 국내 설비 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들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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