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공공의료데이터 개방' 두고 의료계와 갈등 첨예
보험업계, '공공의료데이터 개방' 두고 의료계와 갈등 첨예
  • 유경아 기자
  • 승인 2021.07.23 17:12
  • 수정 2021.07.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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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6개 보험사에 공공의료데이터 이용 최종 승인
의료계, 보험사 '악용 소지' 우려 제기하며 강력 반발
보험업계-심평원, "보험 가입 제한 우려할 필요 없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공공의료데이터 민간 개방을 두고 의료계가 보험사의 ‘악용 소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심평원과 보험업계는 의료계가 우려하는 금융소비자의 보험 가입 제한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삼성생명 ▲한화생명 ▲KB생명 등 생명보험사 3곳과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 3곳 등 총 6개사에 한해 심평원으로부터 공공의료데이터 이용을 위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심평원으로부터 제공받은 공공데이터 분석으로 기존 보험시장 사각지대에 놓였던 고령자·유병력자를 위한 모델 개발을 중점 추진, 업계의 새 먹거리로 부상한 ‘헬스케어’ 분야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공공데이터 분석으로 건강위험 인수 역량을 강화,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해 가입자들의 건강관리 능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보험회사는 공공 보건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개별화된 위험분석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장하지 못했던 위험을 보장하거나 적정 위험률 산출로 보험료를 낮추어 소비자의 만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 핀란드는 지난 2007년부터 미래 신산업 동력 확보를 위해 ‘e-헬스로드맵 정책’을 추진했다. 이 정책으로 구축한 ‘칸타 시스템’을 통해 핀란드 전 국민은 사회복지 및 보건의료 분야의 모든 데이터의 통합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이번에 아무런 국민의 동의도 받지 않고 민간보험사에게 공공의료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사실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입장문을 통해 “가능성 낮은 질환에 대한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가능성 높은 질환은 가입을 거절하는 식으로 악용할 소지가 크다”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들이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4세대 실손보험은 최근 2년간 간단한 질환으로라도 의료기관을 이용한 적이 있는 국민은 가입이 거절된다고 한다”며 “민간보험사에서 4세대 실손보험을 설계할 당시 이미 심평원의 공공의료데이터를 이용하여 국민의 세세한 의료정보를 알 수 있다는 전제로 설계됐다는 것을 짐작하는 합리적 의심까지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보험사에 이용을 승인한 공공데이터는 비식별 처리 표본 자료로 개인추적과 특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측은 “표본자료는 통계적 기법을 사용해 무작위 자료를 표본(샘플) 추출 후 비식별 처리한 통계성 데이터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없어 개인추적 및 특정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표본자료는 보건의료 관련 학회의 자문과 타당도 검증을 통해 구축, 표본자료를 직접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지정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공용IRB)’의 심의를 거쳐 생명윤리법에 저촉되지 않음을 승인받은 연구에 대해서만 신청이 가능하다는 부연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데이터 제공은 관계법령이 정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이뤄지는 조치”라며 “그럼에도 의료계 등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들의 개인정보 보안과 관련된 불안감과 보건의료 데이터 공유에 대한 정서적 기피감을 불식시킬 수 있는 보험업계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보건의료 데이터의 활용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활용 회사에 엄격한 데이터 관리에 대한 책임 부여와 개인의료정보 침해 사고 발생 시 정보보유자 구제방안 등 제도적 보완도 정부 차원에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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