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 관리 및 관리감독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생활지도자 연수 신청 과정에서 선착순 접수임에도 불구하고 사이트가 마비됐다가 일방적으로 마감 소식을 전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1년간 이 순간만 기다려 온 준비생들을 분통을 터뜨리며 집단 민원을 넣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23일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공단은 실기 시험에 합격한 인원을 대상으로 생활체육지도자 연수 접수를 실시했다. 접수는 인터넷으로만 가능하며 국민체육진흥공단 사이트에서 연수를 받고자 하는 기관을 선정한 뒤 연수비를 납부하고 등록을 완료하면 된다.
그러나 1차 접수 첫날인 20일, 접수 시작 20분만에 마감이 됐다는 통보가 전달되자 접수 대기 인원들은 '이런 경우가 어디있느냐'는 민원을 쏟아냈다. 당황한 공단 측은 2차 접수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재접수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엔 접수 신청 10여 초 만에 마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체육지도자를 준비하던 청년 A씨는 "연수신청이 계속 접속불능인 상태였는데, 접수는 구경도 못하고 기다리다가 마감 소식을 접하게 됐다"면서 "하루종일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도 도통 연결되지 않았다. 이번에 연수 신청을 못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허술한 운영 관리에 치가 떨릴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이미 연수자들을 내정해놓고 형식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확인 결과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당시 코로나19 위기로 대부분의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하다가 이같은 사이트 마비 및 고객 대응에 즉각적인 처리를 미흡하게 한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측은 이같은 논란들에 대해 묻자 문체부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예산을 받아서 운영하는데, 미비한 예산으로 운영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측은 "코로나19 등으로 지난해 예정된 일정이 취소되서 올해 인원이 많이 몰린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올해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지도 강사 섭외 등에 어려움이 있어서 더 많은 예산이 필요했다. 문체부에서 주는 예산이 한정돼있었기 때문에 고충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리 예산을 요청하거나 트래픽 과부화를 사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느냐'고 묻자, 국민체육진흥공단 측은 "해당 부분은 알아봐야 할 것 같다"며 명확한 대답을 주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취소가 된 만큼 올해 참가자들이 몰릴 것을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공단 측은 이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참가자들의 혼돈을 일으켰다. 조현재 이사장의 조직 관리 및 관리감독 부실이 이번 사건을 통해 총채적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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