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기업엔 끔찍한 악몽될 수도..." 모험을 즐기는 경영자들, 걱정하는 이사회
[WIKI 프리즘] "기업엔 끔찍한 악몽될 수도..." 모험을 즐기는 경영자들, 걱정하는 이사회
  • 최정미 기자
  • 기사승인 2021-07-28 06:41:22
  • 최종수정 2021.07.28 0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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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제프 베이조스. [EPA/BLUE ORIGIN=연합뉴스]
우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제프 베이조스. [EPA/BLUE ORIGIN=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비행을 마음 졸이며 지켜본 아마존의 이사회는 지난 20일 그가 지구로 무사 귀환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존의 설립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베이조스에게 블루 오리진 우주 로켓 비행은 어릴 적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지만, 이사회 입장에서는 '악몽'이 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경영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한계를 넘으려고 할 때마다 이사회는 손 놓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한다. NPR은 기업 대표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런 모험을 즐기는지 그들의 말을 전했다.

보험회사 애트나(Aetna)의 전 CEO 마크 베르톨리니는 스스로를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라고 칭하며, 할리데이비슨과 두카티 라이딩과 활강 스키까지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것이 당시 애트나 이사진들에게는 걱정거리였다.

베르톨리니는 처음 CEO로 지명됐을 때 계약서에 스키와 모터사이클링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 있었지만, 그럴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애트나 이사회로서는 베르톨로니의 취미를 막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 과거 그가 스키를 타다가 나무에 부딪히고 강에 머리부터 다이빙을 하는 사고를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얼음물 속에 장시간 동안 있었고, 척추뼈가 다섯 개나 부러졌으며, 결국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고 한다. 회복하는 데 오랜 기간이 걸렸지만 그럼에도 그는 애트나 이사회에 스키와 모터사이클링을 그만둘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이사회에 “계속 조심하고 적절한 안전 조치를 취하겠지만 내 인생은 내 인생이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2001년 제너럴모터스는 로버트 러츠에게 부회장 자리로 돌아오라고 하면서 그가 여가 활동에 제한을 두려고 했다. 러츠 역시 스키광이면서 모터사이클링과 카레이싱을 즐겼다. 심지어 군용 전투기 두 대를 소유하며 조종했다.

그는 “GM으로 다시 들어가 기쁘지만 내 취미도 중요한만큼 확실한 자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이사회가 양보했고, 러츠가 부회장 자리를 맡았다. 그는 87세에 시력검사를 통과하지 못하게 됐을 때야 전투기를 조종을 그만뒀다고 한다.

기업 경영 전문가들은 "기업 설립자들은 특히 스릴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베이조스 바로 이전에 버진 그룹의 설립자 리처드 브랜슨이 버진 갤럭틱 우주선을 타고 우주 경계선 근접까지 비행하고 오는 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 7월 4일 페이스북의 설립자이자 CEO 마크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성조기를 들고 하이드로포일 서프보드를 타는 영상을 올렸다. 

이사회와 기업 관계자들이 최고 경영자들의 위험한 행동을 걱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2012년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러지(Micron Technology)의 CEO 스티브 애플톤이 경비행기를 조종하다가 사고로 사망했고, 이로 인해 떨어진 주가가 회복되는 데 1년이 걸렸다.

기업 전체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해도 이사회가 최고 경영자들의 여가 활동을 강제로 제한할 권한은 없다. 따라서 기업의 중역들과 경영 전문가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승계 계획을 세운다.

베르톨로니는 CEO로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기업에 줄 수 있는 리스크를 염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이사회가 열릴 때마다 승계 계획에 대해 논했다.

최근 베르톨로니는 애트나에서 은퇴하고 몇몇 기업의 이사회의 자리에 앉아 있다. 이제 반대의 입장에 서게 된 그는 다른 시각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기업의 성공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의 자리 또는 주가에 큰 영향을 주는 자리의 부담스러움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렇게 무모한 CEO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러츠는 위험을 감수하는 CEO가 더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위험에 내던지지 않는 차분하고 평화로운 사람은 항상 속도 제한을 두고 작은 차만 몬다. 누가 기업을 이끌거나 기업에서 리더의 자리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이겠는가?”라고 말했다.

 

prtjami@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