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잠식’ 나선 빅테크 공습에...카드사, ‘페이 전쟁’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간편결제 잠식’ 나선 빅테크 공습에...카드사, ‘페이 전쟁’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정세윤 기자
  • 기사승인 2021-07-27 17:58:33
  • 최종수정 2021.07.27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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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90%, 간편결제 서비스로 빅테크 플랫폼 이용
카드업계, 편의성·자체 플랫폼 부재...시장 주도권 확보 실패
위기 느낀 카드사, 개방형 플랫폼 구축·업체간 동맹 등 나서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결제 편의성과 온라인 쇼핑 확대로 최근 카카오·네이버 등 빅테크 업체가 간편결제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하자 위기감을 느낀 카드사들도 페이앱 강화에 나서며 ‘페이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빅테크에 비해 개방성과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자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한 개방형 플랫폼 구축 등 카드사들 간 동맹 여부도 주목된다.

27일 한국핀테크산업회에 따르면 모바일 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를 통해 2030(MZ)세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9명은 간편결제 서비스로 빅테크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간편결제 서비스로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토스 등 핀테크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유로는 간단하고 편리한 절차 등 ‘편의성’을 첫번째로 선택했다. 편의성을 꼽은 응답자는 89.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소비·결제 형태 변화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이 가속화되고 결제 편의성과 e커머스 급성장 등으로 간편결제 이용자들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이달 발간한 하나금융포커스에 따르면 간편결제 이용액은 2020년 기준 약 164조원으로 전년대비 42% 성장했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약 62.4%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연구소에 따르면 네이버, 쿠팡, 카카오 등 3개 대형사가 전체 간편결제 시장 규모의 40%를 차지하며, 전자금융업자를 놓고 보면 이들 3개사가 88%를 차지하는 등 플랫폼 지배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반면 카드사들은 초기 편의성, 범용성 및 자체 플랫폼 부재 등으로 간편결제 시장 주도권 확보에 실패하면서 시장 내 영향력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부 카드사들은 빅테크를 의식해 자사 플랫폼 강화, 개방형 플랫폼 구축 등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0월 자사 카드 계좌만 이용할 수 있는 KB페이를 출시하고 삼성페이 마그네틱전송방식(MST), 구글·애플 진영 근거리무선통신(NFC), 텐센트 진영(QR)코드, 바코드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탑재하면서 오프라인 결제 방식의 편의성을 확장했다.

KB카드 고객 정모씨는 “모바일에 다운로드해야 할 앱이 너무 많고 일일이 카드를 등록하고 회원가입하기 번거로워 KB페이 대신 핀테크에 카드를 등록해 온라인 결제를 한다”고 말했다.

페이 전용·카드 전용·마이데이터 전용 앱 등 카드 관련 앱만 총 3개나 돼 회원등록 시 불편함을 느낀 고객들의 불만을 개선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세 기능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하나카드 역시 지난 11일 하나금융그룹의 결제 플랫폼인 ‘원큐페이’에 계좌결제 서비스를 오픈해 하나로 통합했다.

하지만 빈번히 카드 등록인증 문제로 이용객들의 불편을 샀다. 원큐페이 이용객 A씨는 “ARS인증까지 마쳤는데 앱이 자동으로 종료돼 다시 다운로드하고 등록하기를 10번 넘게 반복하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하나카드 관계자는 “카드사가 여신금융협회, 금감원 등 금융감독기관이 정해주는 보안 수준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보안 절차를 거치고 있는 핀테크에 비해 인증 절차의 한계가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4월 그룹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 ‘신한Pay’를 출시하면서 자사 카드 계좌를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계좌결제 서비스를 제주은행·신한저축은행 등 그룹사 계좌 보유 이용자로 추가 확대하고, 타 카드사 카드 보유 고객도 사용할 수 있도록 타 금융사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우리카드도 디지털 페이먼트 시장환경의 변화와 빅테크의 간편결제 확대 등에 따라 개방형 결제 플랫폼 ‘우리페이’ 구축을 추진 중이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간편결제 시장 잠식에 대항하기 위해 여신금융협회 주도로 카드사들 간 동맹도 추진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15일 ‘카드사 간 상호 호환 등록을 위한 연동 규격 및 표준 API 개발 추진’ 사업에 대한 개발 용역을 모집했다.

이 사업은 자사 카드 결제만 가능했던 각 카드사의 페이 앱을 타사 카드에 개방해 하나의 앱으로 여러 회사 카드를 등록·이용할 수 있도록 호환 등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특정 카드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경쟁사의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카드사가 참여할지는 불분명하다. 하나의 앱에 모든 결제가 이뤄지면 고객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카드 등 8개 카드사와 NH농협카드가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실제 참여 여부는 시스템 개발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규격을 만드는 것까지는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지만 실제 참여 여부는 각 사의 전략적인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참여하는 회사들에 한해 연동을 가능하게끔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세윤 기자]

diana3254@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