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증산 그 이후…정유·석화업계 호황 이어가나
OPEC+ 증산 그 이후…정유·석화업계 호황 이어가나
  • 이예은 기자
  • 기사승인 2021-07-28 15:08:39
  • 최종수정 2021.07.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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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의 감산 완화 정책 합의 이후 국제 유가 하락세 기록
미국 투자 은행 "올해 3분기, 유가 예상치를 하향하거나 유지"
정유업계, 원유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손실 우려
석유화학업계, 원료인 납사 가격 하락으로 생산 비용 부담↓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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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를 유지하던 국제 유가가 OPEC+의 증산 합의 이후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공급 확대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 등을 국제유가 하방 요인으로 분석하며 향후 유가 흐름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변동에 민감한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는 이런 유가 흐름이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감산 완화 정책에 합의하며 원유 증산에 나섰다. 내달부터 월 40만 배럴씩 점진적으로 감산을 완화해 연말까지 200만 배럴을 증산하고, 내년 9월까지 현재 감산규모(580만 배럴)를 모두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산유국들의 합의로 원유 생산량이 늘어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의 확산과 많은 국가에서 확진자 수 증가로 원유 상품 수요의 반등이 억제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있다"며 "만약 델타 변이의 우점화(점유율 50% 이상)로 새로운 팬데믹이 될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석유 수요 회복이 더뎌지며 국제유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국제유가는 OPEC+ 감산 완화 합의와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인해 전 유종이 전주 대비 하락했다. 대서양 유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 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3.69달러 하락한 71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전주 대비 4.18달러 하락한 69.01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 역시 전주 대비 배럴당 2.82달러 하락한 70.59달러를 기록했고, 오만(Oman)유도 전주 대비 2.81달러 하락한 70.6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OPEC+의 증산 합의 여파로 8% 가까이 폭락했던 국제 유가가 최근 배럴당 70달러 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올해 3분기 중 80달러 도달은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28일 석유 업계에 따르면 미국 투자 은행(IB)들은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유가는 올해 3분기에 배럴당 75달러, 4분기에는 80달러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유가 예상치를 하향하거나 유지한다는 의미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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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어져 오던 고유가 기조가 저유가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의 직접 영향을 받는 정유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석유제품을 판매하는데 수입 원유를 투입하는 데는 한 달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유가가 하락하면 저장해둔 원유 가치도 동시에 하락하고 재고평가손실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은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고꾸라지면서 5조 원에 가까운 손해를 봤는데, 손실의 71%가 재고평가손실이었다. 

정유업계는 올해 1·4분기엔 고유가 기조 덕에 2조 원대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하지만 OPEC+의 원유 증산 합의와 델타 변이 확산의 영향으로 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정유업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하반기 주요 소비국의 수요 개선 기대도 낮아지고 있다"며 "이 추세가 이어지면 3분기 재고 관련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상반기까지는 괜찮은 실적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 실적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급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유가 하락을 적극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석화업계는 정유사에서 원유를 정제해 생산한 납사를 기초 원료 삼아 합성수지, 합성섬유 등 화학제품을 만든다. 제조원가에서 원료인 납사 비용이 70~80%를 차지하는데 유가가 상승하면 납사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졌던 시기에 납사가격은 4월 평균 톤(t) 당 567달러(약 65만2673원)에서 6월 637달러까지 상승했다.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면 원가(납사 가격)도 그만큼 낮아지고 생산 비용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원료가가 떨어지면 제품 생산 마진은 올라가기 때문에 유가가 지속해서 떨어질 경우 올해 하반기 실적에 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예은 기자]

yaeeun0914@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