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을 기억 못 하는 경찰, 아동보호 매뉴얼은 존재하는가?
정인이 사건을 기억 못 하는 경찰, 아동보호 매뉴얼은 존재하는가?
  • 정해권 기자
  • 기사승인 2021-07-29 21:14:13
  • 최종수정 2021.07.2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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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아이의 양육권을 놓고 대낮 강남에서 벌어진 사건 [사진=동영상 캡처]
지난 4월 아이의 양육권을 놓고 대낮 강남에서 벌어진 사건 [사진=동영상 캡처]

지난 4월 강남구 도곡동 대로변에서 부모의 이혼문제로 유치원 버스에서 하차하는 3세 아동을 아이의 친모가 용역을 동원해 건장한 성인 남성 4명을 포함한 성인 어른 7~8명이 3세 아이를 강제로 차에 태우고 강탈하려 했다.

사건은 유치원 원장의 제지에 무산되었고 유치원 원장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수서경찰서에 인도되어 무사히 끝나는 듯했지만 여기서 다시 학대 아동 매뉴얼의 무시는 물론이며 법원의 판례마저 무시한 경찰의 어이없는 판단에 해당 아동의 안전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사건은 부모의 이혼소송과 연결이 되고 있다. 현재 이혼 소송 중인 A 씨와 B 씨는 아이의 양육권을 놓고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으며 법원은 ‘유아인도’ 명령을 통해 아이의 친모인 B 씨에게 양육권이 있다고 판결하였으나 아이의 친부인 A 씨가 즉시항고를 진행해서 그 효력이 정지된 상태로 법원의 최종적인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아이의 친부가 양육하며 아이를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친모인 B 씨는 이런 법원의 판결과 아이의 감정을 무시한 채 B 씨 측은 남동생과 친구들이라 표현하지만, B 씨의 친부인 아이 외할아버지의 주장으로는 남동생과는 전혀 관계없는 인물들로 용역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성인 남성 4명을 포함한 7~8명의 성인이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를 노상에서 강탈 약취유인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아동의 양육권 확보를 위해 동원된 남성들 [사진=제보자 동영상 캡처]
아동의 양육권 확보를 위해 동원된 남성들 [사진=제보자 동영상 캡처]

말 그대로 대낮에 강남 길거리 한복판에서 아동의 '납치'를 시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치원 원장의 강력한 제지와 경찰의 신고로 사건은 무산되는 듯했으나 경찰서에서 또 다른 반전이 일어난다.

경찰서에서 아이의 양육권을 주장하는 A 씨와 B 씨 간의 의견이 충돌하자 아동 사건을 전담하는 수서경찰서 팀장과 여경이 만 3세의 아이를 상대로 “엄마한테 갈래 아빠한테 갈래”라는 황당한 질문을 했고 아이가 엄마라고 얘기하자 법원의 판결 혹은 아이의 심리상태와 경찰서에 오게 된 경위들을 무시한 채 아이를 엄마에게 양도한 것이다.

즉 사건의 본질인 아이의 심리상태 혹은 성인 남성 다수가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를 강탈하려 했던 사건과 학대에 대한 수사가 아닌 만 3세 아이를 유치장에 둘 수 없으니 아이에게 판단을 맡겨버린 것이다.

경찰의 이 단순한 질문이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형법 제287조의 미성년자 약취죄’의 성립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경찰은 아동의 학대 혹은 범죄행위가 의심되는 상황에서의 매뉴얼이 존재한다.

.아동학대처벌법 제11조 제5조를 살펴보면 사법경찰관리는 피해 아동, 아동학대범죄신고자들 목격자 등이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도록 아동학대 행위자로부터 분리된 곳에서 조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아동의 보호를 위해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응급조치는 아동학대 범죄행위의 제지, 아동학대 행위자를 피해 아동들로부터 격리, 피해 아동을 아동학대 관련 보호시설로 인도, 긴급치료가 필요한 피해 아동을 의료기관으로 인도가 있으며 이번 사건에서의 아동은 행위자로부터의 격리와 관련 보호시설의 인도 등의 긴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였다.

이런 조치가 필요한 이유는 친모인 B 씨가 아이의 심리상태와 법원의 명령을 무시한 채 용역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포함한 성인 다수가 강제로 아이를 데려오려 했기 때문으로 이 부분은 대법원 판례 (2007도8011)에 나와 있다.

판례에 따르면 부모가 이혼하였거나 별거하는 상황에서 미성년의 자녀를 부모의 일방이 평온하게 보호·양육하고 있는데, 상대방 부모가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행사하여 그 보호·양육상태를 깨뜨리고 자녀를 탈취하여 자기 또는 제삼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긴 경우, 그와 같은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미성년자에 대한 약취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친모인 B 씨의 행위가 불법이며 경찰은 이를 인지했으면서도 어이없는 질문으로 아이를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경찰은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범죄와 아동보호에 관한 매뉴얼을 만들고 이를 시행하기 위해 경찰서별로 교육하는 등 노력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의 업무는 경찰이 만든 매뉴얼과는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수서경찰서의 황당한 질문을 통해 드러났다.

이는 정인이 사건뿐 아니라 최근 발생한 제주도 사건에서도 볼 수 있다, 내연남으로부터 협박을 받아 신변 보호 요청을 했음에도 현장 경찰관의 무성의한 업무가 중학생을 비극적인 사건으로 만들어간 것이다.

친부의 민원에 답변한 수서경찰서의 답변서 [사진=친부 A 씨 제공]
친부의 민원에 답변한 수서경찰서의 답변서 [사진=친부 A 씨 제공]

전문가들의 의견은?

K&J 법률사무소의 김현식 변호사는 “대법원의 판례를 무시한 경찰의 업무 진행도 문제지만 경찰의 자의적 판단 역시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사법적 판단이 어려우면 사건을 발생하기 이전으로 상황을 되돌려 아이를 친부인 A 씨에게 돌려보낸 뒤 사건의 수사를 진행해야 했다는 것이다.

피해 아동의 심리상태 역시 경찰의 잘못된 대응으로 걱정스럽기만 하다. 아동심리 전문가들은 사건의 동영상을 보며 “아이가 받을 충격이 자칫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상황이라”라며 “경찰서에서 아동심리 전문가를 통한 즉시 보호를 진행해야 했는데” 이 부분이 소홀했다는 것이다.

형법 제2편 제31장 약취, 유인 및 인신매매의 죄 중 제287조(미성년자 약취, 유인)에 따르면.
약취란 폭행 협박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수단으로 사용하여 피해자를 보호 관계로부터 이탈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용역 깡패를 동원해 위력으로 약취해 가는 것은 아이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폭력, 가혹행위에 해당하므로 친모인 B 씨의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 범죄가 의심되는 중대한 상황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답변은 아이를 장시간 경찰서에 방치하기 어려워 법원의 판결과 아이의 의사를 반영하여 B 씨와 함께 귀가 조처를 했다는 것으로 경찰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법원의 판결은 아이를 이전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만 3세 아이의 의견에 따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감정이 격해진 친모가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실제 본지의 취재결과 친모인 B 씨는 칠레에서의 결혼 사실을 숨긴 채 이혼을 했다고 주장하며, A 씨와 결혼 했고 뒤늦게 이사실을 알게된 남편 A 씨에게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이혼 된다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 B 씨의 친부에 의하면 ‘칠레에서의 결혼은 사실이고 이혼은 안한 상태라고’ 한다. 

이는 사실상 중혼인 상태로 우리나라 민법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아이를 유치장에 둘 수 없으니 아이에게 물어보고 아이의 이사에 따라 친모에게 아이를 보냈다는 경찰의 답변은 아동학대 메뉴얼을 무시한 자의적 판단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이는 제2, 제3의 정인이 사전이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으로 경찰의 적극적인 아동보호가 매뉴얼 보다는 실천의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위키리크스한국=정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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