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전산화, 국회서 12년째 표류…"사회적 편익 위해 필요"
실손보험 청구전산화, 국회서 12년째 표류…"사회적 편익 위해 필요"
  • 유경아 기자
  • 기사승인 2021-08-02 16:49:33
  • 최종수정 2021.08.02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료계 반발로 정무위 법안소위 안건에도 못올라가
보험업계, "청구 간소화 위해 전산화 적극 검토돼야"
지난 4월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즉시도입 촉구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 4월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즉시도입 촉구 기자회견 [출처=연합뉴스]

‘제2의 건강보험’의 역할을 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문제점이 금융당국은 물론 업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특히 해외 주요국에서는 이미 시행 중인 ‘실손보험 청구전산화’가 국내에서는 12년째 표류 중이어서 사회적 편익 제고를 위한 청구전산화 촉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실손의료보험 청구전산화 관련 법은 의료계의 반발로 12년째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안건에도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손보험청구 절차를 간소화하라고 권고한 후 발의는 매 국회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계류 중인 상태다.

이번 국회에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 등 4명의 의원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등이 법안 5건을 발의했지만 위원회 소위 안건에도 오르지 못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프랑스나 영국 등의 사례를 들며 실손보험의 청구간소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해외 민영 건강보험의 청구전산화 사례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의료기관과 보험회사 간 전자적 정보교환이 되지 않아 소비자가 직접 관련 서류를 보험회사에 제출해야 하는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며 청구전산화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성희 연구위원, 문혜정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보험회사가 의료기관 및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와의 자발적 제휴를 통해 실손의료보험의 청구전산화 구현에 노력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프랑스는 보험가입자가 의료기관에 진료비를 낸 후 ‘의료기관-건강보험공단-보험사’ 간 전자정보전송시스템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 공단이 중계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영국은 의료기관이 보험가입자의 진료 후 ‘의료기관-중간결제회사-보험사’ 간 전자정보전송시스템을 통해 보험사에 보험금을 직접 청구하며, 중간결제회사가 중계기관 역할을 한다. 보험사는 중간결제회사로부터 받은 전자청구서를 심사한 후 의료기관에 보험금을 직접 지급하고 있다.

반면 국내 의료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실손의료보험을 가지고 있어도 진료비를 의료기관과 직접 정산한 후 이를 보험회사에 보험금으로 청구할 수 있는 상환제가 시행 중이다.

의료계는 권익위의 권고 이후에도 의료단체는 환자 개인정보 유출, 행정업무 부담 가중, 비급여의 정부 통제가능, 제증명 수수료발급 수익 보전방안 미흡 등의 이유로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은 전 국민의 약 75%가 가입하고 있고, 연간 청구건이 1억 건 이상인 점을 고려해 볼 때 실손의료보험의 청구전산화는 사회적 편익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yooka@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