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전자, 클레이튼 이어 CBDC 탑재 추진 배경은
[이슈분석] 삼성전자, 클레이튼 이어 CBDC 탑재 추진 배경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8.06 16:44
  • 수정 2021.08.06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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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CBDC 개념연구에서 모의실험 단계...시범 발행까지 계획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CBDC 결제 실험
클레이튼폰 이어 CBDC에서도 그라운드X와 협업할 듯
블록체인 월렛 통해 가상자산 관리와 디앱 지원
'킬러 콘텐츠' 블록체인 게임은 국내 규제 벽 가로막혀
[삼성전자 뉴스룸]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저금리·풍부한 유동성 영향으로 올해 초 붐을 일으켰던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규제 속으로 돌입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CBDC)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CBDC 도입에 의견이 갈리던 각국 정부도 긍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CBDC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화폐라기엔 범용성이 떨어져 교환 기능을 일부 수행하고 있는 투기수단으로 평가되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이해' 보고서에서 "가상통화는 높은 가격 변동성과 법정화폐가 아니라는 점에서 나온 공신력 결여가 범용성을 가진 화폐로 기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CBDC가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화폐라고 언급했다. CBDC는 디지털 형태를 띄고 있고 법정화폐 단위를 사용하며, 중앙은행 채무 기반으로 발행돼 다양한 경제주체가 이용할 수 있는 법정화폐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통화는 한정된 채굴량과 발행 주체가 정해져 있지 않은 점 때문에 투기에 취약하지만,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법정통화와 1대1 대응되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전자적 결제수단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신뢰성이 높고 효율적인 지급시스템을 구축하고자 CBDC를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올 상반기에 CBDC 전담팀을 꾸려 기술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 사업자 선정 공고를 냈다”며 “가상공간에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CBDC 모의실험 환경을 구축하고 CBDC 활용성 및 정상 동작 여부를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술연구 수준에서 올해는 모의실험까지 나아가 시범 발행까지 계획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은 카카오와 손잡고 이같은 CBDC 모의실험에 참여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삼성전자와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 등은 한은과 함께 이달 28일부터 내년 6월까지 본격적인 연구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CBDC 발행·유통은 물론 국가 간 송금, 결제 기능까지 도맡아 가상 환경에 구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험에서 CBDC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담겨서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갤럭시에 디지털화폐를 담아서 와이파이를 비롯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결제되는지도 실험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가 다른 스마트폰이나 단말기에 접촉할 경우 갤럭시에 담긴 CBDC가 다른 스마트폰나 단말기의 연결된 계좌로 송금되는지 여부 등을 실험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SDS 자회사 에스코어도 그라운드X 컨소시엄에 참여해 이번 한은의 CBDC 실험에 기술자문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코어는 CBDC 발행 실험을 담당한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카카오와 손잡고 디지털화폐 사업에 깊숙이 참여하는 것이다. 그라운드X 컨소시엄은 삼성그룹 계열사는 물론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암호화폐 이더리움 인프라 개발사인 미국 컨센시스, 코나아이 한국 소프트웨어 업체 온더 등도 참여 중이다.

지난 5월 업데이트된 ‘삼성 블록체인 월렛'
지난 5월 업데이트된 ‘삼성 블록체인 월렛'

앞서 삼성전자는 CBDC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갤럭시 디앱 스토어’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디앱(Dapp, 블록체인 앱)'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분산형 애플리케이션을 뜻하는 말로, 초기 스마트폰의 앱 시장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디앱 시장은 IOS나 안드로이드가 중개자가 되지 않고 이더리움, 트론, 이오스 등의 블록체인 플랫폼이 중개자가 된다. 삼성전자와 협업 중인 그라운드X는 자체 제작한 블록체인 오픈소스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을 통해 디앱 시장 확충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2019년 3월 블록체인 월렛과 키스토어를 공개할 당시에는 디앱이 단 4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50여개에 이른다. 같은해 9월에는 그라운드X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디앱과 클레이가 탑재된 ‘클레이튼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 갤럭시 S10에는 국내 스마트폰 기종 최초로 이더리움 기반의 암호화폐 월렛과 디앱을 탑재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블록체인 월렛에 외장 하드웨어 월렛 연결을 지원했다. 가상 자산 거래에 필요한 개인 키를 하드웨어 월렛에 저장이 가능해져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지원하지 않는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도 블록체인 월렛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공개(ICO)를 포함한 규제로 인해 블록체인 월렛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디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은 일본, 싱가포르, 스위스 등 해외에 법인이나 지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네이버가 일본법인(라인)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 중인 것이나 카카오가 일본에서 그라운드X 법인을 설립한 것이 그 실례다.

블록체인의 킬러 콘텐츠로 평가 받는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한국 계정으로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없도록 금지된 경우도 있다. 블록체인 게임 운영사 플레이댑 관계자는 “암호화폐 보상형 게임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 아이피(IP)로는 암호화폐를 보상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의 킬러 콘텐츠는 게임이라는 업계의 인식과 달리 정부는 아직 도박과 다를 것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 

김주완 삼성전자 모바일 서비스기획그룹장(상무)은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19’ 행사에서 “디앱은 더 많아져야 하고 기존 모바일 서비스를 블록체인을 통해 어떻게 개선할지, 어떻게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에 올인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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