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연 블루원 대표 갑질 논란, 측근 임원들이 눈·귀 막았나
윤재연 블루원 대표 갑질 논란, 측근 임원들이 눈·귀 막았나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08.13 09:52
  • 수정 2021.08.13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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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 뙤약볕서 직원들과 제로투 댄스 영상 올려
과거 '2015 블루원 전통 송년의 밤' 영상도 재조명
논란 불거지자 영상 삭제·외부 입장 표명은 없어
김 실장 "좋은 일도 아닌데, 뭘 자세히 보고 드리냐"
[윤재연 블루원 대표가 직원들과 제로투 댄스를 추는 모습 / 출처=윤 대표 유튜브]
[윤재연 블루원 대표가 직원들과 제로투 댄스를 추는 모습 / 출처=윤 대표 유튜브]

지난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었다. 태영그룹 창업주 윤세영 명예회장의 차녀 윤재연 블루원 대표이사의 갑질 논란이다. 열정페이 강요에 SNS 참여 강제까지 각종 의혹들이 제기됐으나, 윤 대표는 어떠한 외부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논란 된 영상만 급하게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윤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공때리는언니, 누구나 골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표님과 행복한 제로투'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약 1분1초 가량으로 구성됐다. 영상에는 남·여 직원 2명과 함께 윤 대표가 골프장 곳곳을 누비며 엉덩이를 좌우로 흔드는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들은 필드에서 골프를 치려던 골퍼 뒤에서 뜬금없이 춤을 추거나 이동 경로에서 손을 잡고 말춤을 추기도 했다. 특히 뙤약볕 아래서 계속 춤을 추던 직원들은 영상 말미 지쳐서 주저 않거나 괴로워했다. 하지만 윤 대표는 지친 직원들은 뒤로 한 채 나홀로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윤 대표는 해당 영상을 통해 보는 이들의 재미를 유도하려 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이를 본 임직원 및 시청자들은 날 선 비난을 쏟아냈다. 블루원 직원 A씨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직원들 얼굴을 봐보라. 그게 좋아서 춘 것 같느냐"면서 "제목이 행복한 제로투란다. 직원들이 살려고 춘거지 이 더운 날씨에 좋아서 췄겠느냐"고 쓴소리를 날렸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윤재연 사장은 진짜 정신 차려야 한다. 본인이 갑질에 폭언하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유튜브 한다고 직원들을 동원시키는데, 만약에 직원이 '싫다'고 하면 팀장부터 지배인까지 다 잘라버린다고 한다. 팀장이 미안하다고 사정하면 날 덥고 바쁜데 유튜브 출연해야 한다. 사람 모자라서 바빠도 사장님 오시면 고객은 뒷전"이라고 호소했다. 해당 영상 댓글에도 "저 영상 찍은 직원들 왜이렇게 불쌍해 보이냐" "비참하다, 그들이 무슨 죄냐. 시키는대로 한 죄. 잘릴까 봐 못한다고 말 못한 죄"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2015년도 블루원 직원들이 송년의 밤을 맞아 부채춤 공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 / 출처=유튜브]
[2015년도 블루원 직원들이 송년의 밤을 맞아 부채춤 공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 / 출처=유튜브]

윤 대표의 영상 논란으로 과거 블루원에서 진행됐던 '블루원 전통 송년의 밤' 영상도 덩달아 떠오르고 있다. 약 5년 전에 업로드 된 한 유튜버 리스트엔 F&B조리팀, 부채춤 본부, 하나되어 운영팀, 응답하라 워터파크 재무본부, 특별공연 등의 제목으로 당시 임직원들이 참여했던 무대 영상들이 나열돼있다. 특히 캐디 12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채춤 영상에는 직원들이 한복 입고 일사불란하게 부채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연습을 이어왔을지 짐작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윤 대표 측근 임원은 윤 대표에게 현 논란에 대해 상세한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모 실장은 윤 대표와 둘러싼 갑질 논란 등에 대해 묻자 "논란에 대해 언론사들이 많이 물어봤는데, 생각보다는 기사를 많이들 안써주셨다"면서 "일방적으로 사람들이 개인적인 불평 불만 이런게 뭉치다보니 기자분들이 오히려 많이 공감을 안하신 것 같다"며 아리송한 대답을 내놨다. '윤 대표도 이 사태를 알고 계시냐'고 되묻자, 김 모 실장은 "대략은 알고 계시는걸로 알고 있다"면서 "본인 일이라고 해도 본인이 안보면 모르고 누가 보고하지 않으면 모르는거 아니냐. 좋지도 않은 이야기인데 뭘 자세히 보고를 드리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임원들이 윤 대표의 눈과 귀를 막는 사이 직원들의 불만이 곪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실제로 윤 대표는 논란을 일으킨 제로투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서 즉각 삭제했지만, 삭제 이후 대외적으로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그가 진정 자신의 행위에 문제점이 있었던 것을 인지하고 반성한 게 맞는지 의아하단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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