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LCC들,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버티고 있나
여객 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LCC들,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버티고 있나
  • 김나연 기자
  • 승인 2021.08.18 17:52
  • 수정 2021.08.18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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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업계, 코로나19 재확산과 '델타변이'의 등장으로 또 다시 어려움에 직면
LCC의 경우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
생존 문제에 직면한 항공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현실적인 전략과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 필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업계가 이제 겨우 빛을 보는가 싶던 찰나 또 다시 늪에 빠졌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 달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되었고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항공 연료 유류비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들(FSC)은 화물 운임의 오름세와 물동량 증가로 버티고 있으며 화물사업 덕분에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여객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들(LCC)의 경우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어렵게 버티고 있다. 이로 인해 LCC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출처=연합뉴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화물기 [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운송 역량 강화에 주력했고 지난해부터 A350기 4대를 화물기로 개조하였다. 여객기 화물칸을 이용한 '밸리 카고' 영업을 강화하여 전자기기 부품 등과 같은 전통 수출 품목 외에 진단기기 및 마스크 등의 의료용품, 그리고 신선식품들도 날랐다.

반면 이런 대형 항공사와는 다르게 화물 전용기가 없는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에어의 경우 올 상반기 손실 규모가 1089억원에 달했으며 제주항공 또한 2분기 영업손실로 712억원이 나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으나 국제선 수요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으로 당분간 흑자 전환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다. 결국 백신 접종 확대와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시행에 따른 국제선 운항 재개와 활성화를 기대했던 항공사들은 올 하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포털에 따르면 국제선을 포함한 여객 수는 올해 들어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델타 변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의 등장으로 수요 회복 기대감이 급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예상보다 오랜 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항공업계의 타격이 만만치 않은 듯 보인다. 업계에서는 항공운임 오름세가 지속되면 될수록 FSC와 LCC의 실적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LCC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여객 수요가 회복할 때까지 버텨보겠다는 계획을 보이고 있지만 유상증자에 실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혹시나 성공하더라도 여객 부문에서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재무 상태 재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업계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여객 사업 외 마땅한 수익원이 없는 구조의 문제는 LCC 재무 구조 악화의 직접적 원인이기도 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들이 올 상반기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화물 사업을 통한 여객 사업에서의 부진 만회 덕분이었다. 반면 LCC들은 북미나 유럽 등 화물 운임이 높은 노선에 투입할 만한 대형 여객기가 없을 뿐더러 화물 사업 경험이 부족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진에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는 국제선을 못 띄우고 있기에 국내선 노선을 강화해서 대폭 늘렸다. 예전에 화물 전용기 개조를 한 적이 있었는데 보잉777 엔진 이슈 때문에 중단이 되어서 현재는 활용을 못하고 있지만 초반에는 이를 활용하여 화물 운송을 어느 정도 시도했었다."라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진에어가 버텨온 상황에 대해 설명하였다.

또한 "사실 LCC들이 큰 항공기가 없기에 작은 항공기 밑에 소량으로 운송하는 정도이다. 이전 화물 전용기 개조 당시 바로 이슈가 생기고 항공기가 중단되어서 제대로 활용은 못했고 그저 시도 정도로만 봐둬야 할 것 같다. 그동안은 무착륙 관광비행같은 것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국제선에서 교민 수요나 비즈니스 수요같은 게 있을 시 이를 커버해가면서 운행하기도 한다."고 본지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LCC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물음에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현재 LCC 업계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많이 안 좋다. LCC들은 원래 국제선에서 매출이 80% 가까이 나왔는데 이걸 할 수 없다 보니 타격이 엄청난 것이다."라며 "진에어의 경우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노사가 같이 협력해서 이 위기를 잘 극복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저비용항공사이자 업계 1위 제주항공의 관계자는 "우선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부분들에 있어서는 모두 띄우고 있고 무착륙 관광 비행같은 경우도 제주항공이 최초로 진행한 바 있으며 여행을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상황임을 고려해 '여행의 맛' 기내식 카페를 만들어서 계속 오픈 중에 있다."고 제주항공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버텨온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여행의 맛' 기내식 카페는 얼마 전인 이달 10일 제주항공의 계열사인 ak플라자 분당점에 2호점을 오픈한 바 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에서도 이를 진행해주길 원해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 3호점을 오픈하는 등 현재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 외에도 GS 25, 유통업체들과 같이 협업해서 기내식과 도시락 세트같은 것들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트래블버블에 참여하여 사이판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거나 소규모로나마 화물기를 운영하고도 있었기에 꾸준히 화주를 발굴해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다양한 체험 및 서비스 제공은 고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듯 보인다. 올 하반기에도 LCC들의 국내선 특가 마케팅은 계속되고 있다. 항공 운임 할인 및 다양한 제휴 혜택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다른 LCC들도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제주항공의 입장에서 제주항공이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따로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항공의 경우 조종사 노조가 있다. 다른 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제주항공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항공기를 다 운행하지 못하고 있고 회사 내 모든 인력이 다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인력 활용을 다 할 수가 없다 보니 직원들의 휴직 등과 같은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LCC뿐만 아니라 FSC들도 휴직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 내에서 일부러 휴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회사나 일하고 있는 임직원들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길어지다보니 힘듦이 있다.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며 임직원들의 휴직 문제 또한 불가항력적인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IATA는 2024년은 돼야 항공업계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델타 변이의 등장으로 이마저도 오리무중 상태에 놓였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견디기 힘들듯 언제 좋아질지 모르는 이 상황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은 항공업계, 특히 LCC의 입장에서 힘들고 버거울 수밖에 없다. 정부의 금융 지원 등 코로나19로 생존 문제에 직면한 항공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현실적인 전략과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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