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크로 제안 소명 필요’ 자문에도...북가좌6구역, 조합원에 비공개
[단독] ‘아크로 제안 소명 필요’ 자문에도...북가좌6구역, 조합원에 비공개
  • 박순원 기자
  • 승인 2021.08.19 11:14
  • 수정 2021.08.19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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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좌6구역 로펌 4곳에 법률자문...최소 한 군데 이상서 “문제 있다”
DL이앤씨, 위 사항이 ‘중대한 위반’ 해당 되는지 여부 법률자문 맡겨
롯데건설 분담금 2년 납부 유예 제안도 입찰지침 위반 지적
서대문구, 시공사 선정 사전투표 3일 전인데 아무런 입장 없어
북가좌6구역 재건축 단지 전경 [출처=위키리크스한국DB]
북가좌6구역 재건축 단지 전경 [출처=위키리크스한국DB]

북가좌6구역 조합이 로펌 법률자문을 통해 ‘공사비 증가 없는 아크로 제안은 입찰지침 위반 소지가 있으니 소명이 필요하다’는 자문을 받았지만 조합원에 알리지 않고 있다.

북가좌6구역 시공사 선정 사전투표 일이 3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라 업계에선 향후 이 사업이 소송 리스크에 발목 잡히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북가좌6구역은 최근 4개의 로펌에 ‘DL이앤씨의 공사비 증가 없는 아크로 제안이 조건 변경’에 해당 되는지를 문의해 자문 결과를 받았다. 이 가운데 최소 한군데 이상의 로펌에선 “입찰지침 위반 소지가 있으니 소명이 필요하다”는 자문 결과가 나왔다.

통상 법조계에선 의뢰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법률자문서를 써주는 편이다. 그럼에도 조합이 의뢰한 로펌 중 최소 한 군데 이상에서 조합이 원했던 방향과 다른 결론의 법률자문이 나온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률자문서는 흔히 의견서로도 불리는 문서로 보통 의뢰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써주는 편“이라며 “다만 의견서 속 내용은 하나의 의견일 뿐 이렇게 작성된 자문서가 재건축 현장에서 오해의 소지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법률자문서가 법적 효력이 없다 하더라도 자문 결과가 조합이 원했던 방향으로 모두 일치하게 나온 것은 아니라 시선이 모인다.

조합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합이 의뢰한 법률자문 중 최소 한 군데 이상의 로펌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자문 결과가 나왔다”며 “통상 법률자문서는 의뢰인이 주문한 방향대로 결과가 나오는 편인데 이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문제가 분명했던 것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합은 이 같은 결과를 받았음에도 조합원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조합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기도 했지만 법률자문 결과와 관련한 내용은 이날 공식 안건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북가좌6구역 조합 관계자는 “이사회를 개최한 것은 맞지만 시공사의 입찰 지침 위반 관련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공식 안건으로 채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가좌6구역 시공사 선정 사전투표 일이 3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라 업계에선 향후 이 사업이 법적 리스크에 발목 잡히게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분명한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투표가 진행될 경우 시공사 선정 무효 조치 등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투표를 진행할 경우 향후 비대위 구성·총회 불복소송이 뒤따를 우려가 있다”며 “조합은 하루 빨리 의사결정을 완료해 조합원에게 모두 공개한 이후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문제는 지난 5일 열린 북가좌6구역 1차 합동 설명회에서 처음 빚어졌다. DL이앤씨는 북가좌6구역 입찰 당시 ‘아크로 선택시 공사비와 상품이 변동된다’고 소개했지만 이날 합동 설명회에선 공사비 증가 없는 아크로 적용을 공언했다.

북가좌6구역 조합 내규와 이행각서에 따르면 시공사는 입찰제안서 제출 이후 최초 제안 내용과 다른 사실을 홍보하지 못하게 돼있다. 이에 DL이앤씨는 위 사항이 입찰지침 위반에 해당된다면 이것이 ‘중대 위반’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법률자문 맡겼다.

이날 합동 설명회에서는 롯데건설도 입찰제안서와 다른 내용을 조합원에 홍보했다. 롯데건설은 앞서 DL이앤씨가 제안한 ‘분담금 납부 2년 유예’는 실현 불가 공약이라고 비판하며 제안서에 담지 않았지만 이날 설명회에선 “(DL이앤씨의 제안처럼) 롯데건설도 분담금 납부 유예가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북가좌6구역은 신탁 방식의 사업이라 여전히 분담금 납부 유예는 제안서에 담을 수 없는 내용이라고 보고 있다”며 “다만 경쟁사의 제안을 조합과 서대문구 등이 문제 삼지 않았고 이런 제안이 허용되는 것이라면 롯데건설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대문구는 북가좌6구역 재건축 1차 합동 설명회 이후 DL이앤씨의 공사비 증가 없는 아크로 제안 경위를 살펴보겠다고 했지만 시공사 선정 전까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북가좌6구역 입찰 자격 문제는 조합이 결정할 몫으로 구청에는 권한이 없다”며 “조합원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게 구청의 입장이지만 시공사 선정총회 전까지 별도로 메시지를 내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ssun@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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