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찬성하는 의사들, 의료계 반대 이유 ‘따로 있다’
CCTV 찬성하는 의사들, 의료계 반대 이유 ‘따로 있다’
  • 김은정 기자
  • 기사승인 2021-08-30 10:59:52
  • 최종수정 2021.08.2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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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들 반대 이유 “결국 돈 때문”..구조적 문제점 살펴봐야
“의사 월급 1명분이면 3~4명 무면허 보조 인력 활용”
저렴한 인건비로 더 많은 수술 가능
[출처=연합]
[출처=연합]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가운데 의료계 중심으로 CCTV 법안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대한외과학회 등 외과계 5개 학회는 지난 29일 공동 긴급성명서를 통해 “CCTV가 설치되면 의사들은 의료분쟁에 대비해 최소한의 방어적인 수술만 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환자 생존율과 회복률을 떨어뜨리는 역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CCTV 설치를 찬성하는 의료계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은 <위키리크스한국>에 익명을 요구하면서 의료계의 CCTV 진짜 반대 이유에 대해 내부 상황을 전달했다.

CCTV 찬성 의사들은 병원장들이 반대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적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현직 의사라고 밝힌 한 의료인은 “척관병원이라고 불리는 정형외과 지역 병원들에서는 간호사도 아닌 완전한 무자격자가 수술실에 들어와서 보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수술을 집도하는 경우도 있다”며 “CCTV 하나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데,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결국은 돈 때문이라는 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의료인은 “CCTV 제도가 시행되면 의사 일자리는 더 늘어나는 것은 분명하다. 원래 의사가 해야 할 일을 무면허 보조 인력을 사용해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역 병원 운영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급여가 나가므로 당연히 싫어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평균적으로 간호사보다 의사 인건비는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외과 의사 월급은 1,000만원이고, 경력 외과 의사는 1,500만원, 정형외과 의사는 2,000만원 정도다. 간호사 월급은 보통 350만원정도다.

의사 월급 1명분이면 3~4명의 무면허 보조 인력으로 더 많은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장들이 CCTV 설치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의료인은 “병원 운영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저렴한 인건비를 택할 수 밖에 없지만, 그들의 배를 채워주기 위해서 무면허 보조 인력이 수술을 집도하는 현 상황을 보고도 못 본척 할 수는 없다”면서 “빅5병원들이 분원을 많이 내고 있는데, 최근 새로 지은 용인에 있는 A병원도 전공의가 없거나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곳에 PA(진료보조인력)가 있다면 불법이더라도 전공의 업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CCTV가 없는 이유는 무면허 보조 인력이 의사처럼 수술을 집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CCTV 설치는 환자에게도 좋고 의사들의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당장 수술방 마취과 전문의 일자리부터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료인은 “현재 PA는 교수 회진에도 따라 다니면서 환자를 같이 보고, 교수의 구두 처방을 받아 교수 아이디로 EMR(전자의무기록)에 접속해 오더를 넣기까지 한다”면서 “입원 전담의가 몇 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이렇게 되면 굳이 의사들을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 PA가 합법화되면 입원 전담 시스템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CCTV 설치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한편 의료법 개정안에 따르면 전신 마취 등으로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의료기관의 경우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환자 요청이 있을 때는 촬영을 해야 하고, 환자와 의료진 모두 동의하면 음성 녹음도 할 수 있다.

의료진이 응급수술이나 위험도가 높은 수술을 할 경우 등의 사유가 있을 때는 촬영을 거부할 수 있는 예외 조항도 담겼다.

CCTV 설치 비용은 정부가 지원하고, 의료기관은 열람을 원하는 자에게 열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시행까지는 법안 공포 후 2년간의 유예 기간이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은정 기자]

kej5081@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