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01) 보잉사 여객기 주문 취소 소동… 본격화 하기 시작한 한-미 무역 전쟁
청와대-백악관 X파일(101) 보잉사 여객기 주문 취소 소동… 본격화 하기 시작한 한-미 무역 전쟁
  • 특별취재팀
  • 승인 2021.08.30 09:27
  • 수정 2021.08.3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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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백악관 x파일
청와대 백악관 x파일

한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한-미 정부는 심심치 않게 무역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한국의 산업통상부가 오래 끌어온 보잉사와 맥도널 더글러스사 양쪽에 주문했던 상업용 여객기 주문을 예고도 없이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주문 취소는 산업부 당국자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무역적자가 커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취한 조치였다.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미국의 두 회사로부터 격렬한 항의 전화를 받았다.

보잉사의 중역은 대사에게 “그 비행기들은 이제 거의 완성된 것이나 다름 없고, 이제 막 꼬리날개에 휘장을 그려 넣으려는 참이었다”고 말했다.

대사는 미국 비행기를 발주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전화를 걸어 민간인들이 그 발주 취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았다.

두 항공사 측은 모두 보잉사, 맥도널 더글러스사와 똑같이 분노하고 있었다.

이미 공항 착륙권에 대한 지불을 끝냈고, 새 제트기들이 들어올 것이 대비한 시설도 해 놓은 상태인데, 항공기가 제 날짜에 도착하지 않으면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입게 될 처지였다.

그레그 대사는 산업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민간기업들의 분노를 설명했고, 그 장관은 조용히 항공기 구매 계획을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한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주한미대사관은 자국 기업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활동을 본격 펼치기 시작했다. 사진은 보잉 747 여객기. / 연합뉴스
한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주한미대사관은 자국 기업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활동을 본격 펼치기 시작했다. 사진은 보잉 747 여객기. / 연합뉴스

대잠항공기(ASW) 발주 소동도 있었다.

미국의 한 기업이 한국에 대잠항공기를 팔기 위해 유럽 회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 계약은 미국 회사에 결정적으로 중요했다. 계약을 따내기 위한 유럽 쪽 경쟁사의 비행기는 신제품에다 테스트조차 제재로 거치지 않았지만, 매력적인 가격이 장점이었다.

미국 회사는 제작비 절감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외국 경쟁사의 가격에 가까스로 맞출 수 있었다. 미국측은 계약이 성사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이 가격을 깎았다는 정보는 국방장관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미국 회사는 계약을 따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주한미대사관의 무관이 대사에게 보고했고, 대사는 국방장관과 만날 약속을 잡았다.

그레그 대사는 국방장관에게 ‘가격을 내렸으니, 미국제 비행기를 사달라’고 강력히 권했다. 하지만 국방부 측 통역은 이 핵심 내용을 통역하지 않았다.

수행한 외무부 공무원으로부터 이 같은 정보를 취한 그레그 대사는 다음날 ‘긴급 뉴스가 있다’면서 재면담을 요청했다.

이번에는 미국인 통역을 쓰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장관은 동의했고, 미국 회사가 가격을 내렸다는 이야기를 듣자 그 수입건을 재고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이후에도 수많은 해외 구매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의 압력을 피해갈 수 없었다.

[위키리크스한국=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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