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필현의 시선] 제약계가 젊어지고 있다
[조필현의 시선] 제약계가 젊어지고 있다
  • 조필현 기자
  • 승인 2021.09.02 10:16
  • 수정 2021.09.0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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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현 보령제약 대표이사(왼쪽)와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출처=각 회사]
장두현 보령제약 대표이사(왼쪽)와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출처=각 회사]

1976년생(용) 만 나이 45세 장두현, 1975년생(토끼) 46세 전승호. 두 사람의 공통점은 불혹을 넘겨 비교적 일찍 입신양명했다는 것이다. 국내 제약업계가 다른 산업군에 비해 보수적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이 두 사람의 행보는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장두현은 보령제약, 전승호는 대웅제약의 대표이사다. 오너 경영 대물림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제약계에서 능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젊은 CEO’라는 공통점도 있다. 최근 제약계가 젊어지고 있다. 젊은 CEO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변화라는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신약개발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간 제약 경영 스타일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했다. 그러나 최근 제약계가 젊은 CEO를 잇달아 임명하면서 변화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지난 31일 인사에서 보령제약은 40대 전문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간 안재현·이삼수 전문경영인 2인 대표 체제에서 장두현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장 신임 대표는 미국 미시건대 경제학과·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AT&T, CJ그룹을 거쳐 2014년 보령홀딩스에 전략기획실장으로 입사했다. 운영총괄 전무, 경영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보령제약에서 40대 전문경영인을 대표이사로 임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령제약은 이번 대표이사 변경에 대해 중장기 경영전략과 내년도 경영계획을 책임 있게 수행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맞춘 경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경쟁력 등 성장 동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력이다. 지난 7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약 1,000억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해 놨다.

또 한 명의 젊은 CEO는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이다. 전 사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다. 2000년 12월 대웅제약에 신입사원으로 입사, 18년 만에(2018년)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당시 나이 43세. 제약계 ‘최연소 전문 CEO’ 기록을 세웠다. 대웅제약이 젊은 그에게 ‘사장직’이라는 명함을 파준 이유는 글로벌사업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목표 비전을 달성하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모든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 맞춰져 있다. 글로벌전략팀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마케팅TF팀장과 글로벌 사업본부를 총괄 역임했다. 대웅제약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관련해 주요 전략을 모두 설계한 것이다.

승승장구하던 전승호 사장에게 위기가 닥쳤다. 검찰이 최근 ‘보톡스’ 균주와 관련해 경쟁기업의 기술을 훔친 혐의로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가 개발한 보톨리눔 균주 기술을 빼돌린 뒤 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것처럼 허위 발표했다며 2017년 고소했다. 두 회사 간 분쟁은 결국 미국까지 번졌지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 이후 올해 상반기 합의하면서 미국 분쟁은 해결된 상태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보톡스 균주 분쟁에 조사를 착수하면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혹여나 대웅제약이 보톡스 균주를 훔친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되면 전 사장의 경영 리더십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젊은 CEO 장두현·전승호 두 사장의 건승을 기원한다.

[위키리크스한국=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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