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김지현, 강혜명 등 정상급 성악가들 출연... 비장미 더하고 러닝타임 줄인다
'코로나19 태풍도 창작오페라의 열정을 잠재울 수 없다.'
제주4·3 창작 오페라 '순이 삼촌'(원작 현기영, 대본 김수열, 예술총감독 강혜명)이 오는 17일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11월 초연작을 보완해 새롭게 무대에 올리는 이 오페라는 비장미는 더하고 러닝타임은 줄인게 특징이다.
제주시와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 기획한 이번 공연은 9월 17일 오후 7시와 18일 오후 4시 제주아트센터, 12월 30일 오후 7시 경기아트센터로 이어진다. 경기아트센터가 이번에 공동기획 기관으로 이름을 올린 배경이다. 제주를 넘어 수도권 지역에 오페라 장르로 4·3을 알리는 무대로 준비됐다. 내년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관 공연을 앞두고 있다.
2021년 '순이 삼촌'은 새로운 음악에 연극적 요소를 추가했다. 주인공인 순이 삼촌이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가 대표적이다. '순이 삼촌'의 작곡을 담당했던 제주도립 제주교향악단 최정훈 작곡가가 가사가 없는 보칼리즈 형식으로 자식을 잃은 어미의 슬픔을 절규하듯 표현해 이번에 첫선을 보인다. (어머니의 자매인 '이모'의 제주 방언이 '삼촌'으로 알려진다.)
무대 세트와 출연자들의 동선도 간결하게 정리했고 총 공연 시간은 2시간45분으로 다소 단축했다. 조명과 음향도 더욱 생동감있게 구성했다. 극의 배경이 된 1949년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 4·3을 다룬 강요배의 그림, 강정효의 사진도 추가로 활용한다.
순이 삼촌 역은 3회 공연마다 매번 다른 얼굴이 등장한다. 제주 공연 첫날에는 2017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여자주역상 수상자로 뉴욕 카네기홀, 이태리 푸치니페스티벌 등 유럽, 미국, 중국에서 활약 중인 소프라노 상명대 김지현 교수가 나온다.
둘째 날에는 제주 출신인 오능희 제주음악협회 회장이 연기한다. 연말 경기아트센터 공연은 초연 당시 순이 삼촌으로 분했던 강혜명 성악가가 출연한다. 이들과 함께 제주도립 제주합창단, 극단 가람, 제주4·3평화합창단, 어린이합창단 등 출연진만 약 210명에 이른다. 연주는 김홍식 상임지휘자가 지휘하는 제주교향악단이 맡는다.
관람료는 무료.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객석의 50%만 개방한다. 제주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이 진행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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