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자동차가 운전자 없이도 스스로 움직이는 미래 모습, 누구나 상상해봤을 것이다. 오래 전 '미래 사회'하면 당연하게 생각했던 기술들 중 하나가 자율주행차량 아니었을까. 2021년 현재, 이미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인 자율주행차량은 등장했다.
미국자동차학회(SAE)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은 총 6단계로 구분되는데 자동차 스스로 교통 상황을 파악하고 운전하는 3단계부터 조건부 자율주행, 운전자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4~5단계를 자율주행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 보유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는 2.5~3단계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 참가해 "오는 2024년 레벨4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이룰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자율주행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통신 시설, 도로, 교통 관제 등 교통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허나 자율주행이 가능하려면 도로 상태와 자율주행에 걸맞는 서비스, 인터넷, 장애물 및 차선 감지, 앞차와의 간격 등의 중요한 여러 인프라가 갖춰져야만 한다.
김일환 한국도로공사 부사장은 2017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자동차 분야의 자율주행 관련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 분야로 손꼽힐 만큼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궁극적으로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어느 도로에서나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트렌드는 도로분야, 특히 주행 중인 차량과 통신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교통 체계(ITS) 분야에도 그에 상응하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도로공사는 자율주행시대를 대비해 2025년까지 전국에 스마트 고속도로를 구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2025년까지 고속도로 전 구간에 차세대 지능형 교통 체계(C-ITS)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하며 "미래 고속도로는 첨단 스마트 도로 기술을 접목해 교통사고와 정체가 없는 도로로 탈바꿈해야 한다. 기술적인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 교통문화적 측면까지 미리 고려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전국 고속도로 및 시도별 주요 거점에 자율주행 택시, 셔틀, 화물차 주행 등을 추진하며 본격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시내에서 완전한 자율주행을 달성하기 위한 기술적 완성도는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다. 자율주행 차량이 비자율주행 차량의 운전자를 파악하는 것도 어렵기에 아직까진 자율주행차를 제한된 범위에서만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 즉 자율주행 전용차선 혹은 전용도로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할 듯 보인다.
이렇듯 자율주행 기술이 완벽해질 때까지 차차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일각에서는 사람이 수동으로 운전하는 것보다 사고율이 낮다며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자율주행차의 안전 주행 능력이 사람보다 10% 더 나은 상태에서 2020년부터 미국 도로에 자율주행차를 도입할 경우 2070년까지 110만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결국 미래의 교통은 단순히 어떻게 변화해갈지 예측하는 기술적인 문제임을 떠나 시스템을 안전하고 완벽히 잘 구축해 나가는지와 관련된 정책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자동차 소유가 필요 없는 ‘서비스로서의 교통’ 시대가 열릴 것이다. 점차 사람들의 시야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자율주행 시대가 사람 중심의 도시와 거리를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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