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감찬함 함장, 정일병 덮기 급급..."군폭 피해자를 관심병사로"
강감찬함 함장, 정일병 덮기 급급..."군폭 피해자를 관심병사로"
  • 뉴스1팀
  • 기사승인 2021-09-17 10:44:26
  • 최종수정 2021.09.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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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해군 강감찬함 소속 일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해군 3함대 소속 강감찬함 함장이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에 시달린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모 일병을 '관심병사'로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사건 덮기에만 급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최근 해군본부 군사경찰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17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함장은 정 일병이 심리적 압박에 못 이겨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자 '병영 부조리' 발생 대신 '관심병사' 발생으로 상부에 보고했다. 가혹행위 신고 규정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함장이 정 일병 사건을 '병영 부조리'로 판단하고 그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기회는 여러 번 있었다.

정 일병이 함장에게 세 차례나 도움을 요청했으나 사실상 묵살된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 16일 폭행과 폭언을 당한 정 일병은 당일 함장에게 SNS로 피해 사실을 호소하고, 가해자 전출과 비밀유지를 요청했다.

함장은 정 일병의 보직을 어학병에서 조리병으로 변경하고 침실을 옮겨줬을 뿐, 가해자들을 다른 부대로 보내달라는 정 일병의 요청을 무시했다. 상급 부대와 수사기관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정 일병은 3월 26일 자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함장에게 다시 연락했으나, 함장은 그날 밤 정 일병과 가해자 3명의 대화를 주선해 오히려 정 일병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도록 규정한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에 반하는 조치였다.

이틀 뒤인 28일 정 일병은 함장에게 거듭 본인이 겪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아울러 정신과 치료와 육상 전출을 요청했다.

하지만, 간절히 바랐던 강감찬함 탈출은 이뤄지지 못했고, 정 일병은 4월 5일이 돼서야 국군대전병원과 민간병원 위탁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후 강감찬함은 4월 8일 가해자 3명을 군기지도위원회에 회부하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법무실에 징계번호를 요청해 정식 징계하는 행정 처분 대신 자체 규율에 맡긴 것이다.

정 일병은 함장에게 손을 내민 것과 별도로 국방헬프콜을 통해 다섯 차례 상담을 받기도 했으나, 이렇다 할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정 일병은 6월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정 일병 사망 이후에도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은 더디게 이뤄졌다는 게 강 의원의 지적이다.

7기동전단 수사실은 해군작전사령부 법무실에 함장이 성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통보했으나 그를 피의자로 입건하지는 않았다.

유가족은 정 일병에 대한 왕따와 집단 따돌림, 생활반 내 추가 폭행 의혹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추가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강 의원은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고, 부대장 상황 인식도 소홀했다"며 "철저한 수사로 피해자 한을 풀어주고 유가족의 비통함을 달래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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