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국들 모여 '종전선언' 하자!" 文대통령 유엔총회에서 '승부수'... 북한, 미국, 중국 반응은 미지수
"당사국들 모여 '종전선언' 하자!" 文대통령 유엔총회에서 '승부수'... 북한, 미국, 중국 반응은 미지수
  • 강혜원 기자
  • 승인 2021.09.22 08:16
  • 수정 2021.09.22 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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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 총회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 총회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제76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유엔총회장에서 기조연설에 나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했던 문 대통령은 이날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나는 오늘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북미 정상의 싱가포르 선언 등 성과를 언급,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이라며 "나는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침 올해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면서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훗날, 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한반도 모델'이라 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 역시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한다"며 "이미 고령인 이산가족들의 염원을 헤아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하루빨리 추진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말 출범한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에 북한의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한반도 운명 공동체로서, 또한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남과 북이 함께 힘을 모아가길 바란다"고 언급한 뒤 "나는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을 언급, '평화와 인권'에 대한 유엔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국은 오는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해 지속 가능한 평화와 미래세대의 번영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해 "코로나를 이기는 것은 경계를 허무는 일로, 우리의 삶과 생각의 영역이 마을에서 나라로, 나라에서 지구 전체로 확장됐다"며 "나는 이것을 '지구공동체 시대'의 탄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경제 발전에 앞선 나라, 힘에서 우위를 가진 나라가 세계를 이끌었지만 이제 모든 나라가 최선의 목표와 방법으로 보조를 맞춰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유엔은 '지구공동체 시대'를 맞아 새로운 규범과 목표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다자주의 질서 안에서 호혜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국가간 신뢰를 구축하고, 국제사회의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고 행동으로 이끄는 유엔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이 이끌어갈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에 한국은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며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협력과 공생의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구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는 코로나 위기로부터 포용적 회복을 이루는 일"이라면서 "유엔의 모든 구성원이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모든 사람, 모든 나라가 코로나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며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의 한 축을 맡아 코로나 백신의 공평하고 빠른 보급을 위해 힘쓰고, 코로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개발도상국들이 함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코로나 이후 수요가 높아진 그린·디지털·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ODA(공적개발원조)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엄중한 한반도 정세 속에 북한이나 미국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 때 북한 대표부 자리에는 3등 서기관이 앉아 연설을 경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의 연설은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27일에 예정돼 있다.

종전선언 주체로 언급된 미국이나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북미 간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의 종전선언 동참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실무선에서의 치열한 논의없이 진행되는 종전선언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재판으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충분히 가능하다.

 

violet8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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