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상자 열렸다"…전세계 정·재계 탈세 폭로 문건 有
"판도라 상자 열렸다"…전세계 정·재계 탈세 폭로 문건 有
  • 장은진 기자
  • 승인 2021.10.04 14:39
  • 수정 2021.10.04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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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탐사보도협회, '판도라 페이퍼스' 보고서 공개
국가지도자 35명 및 정치인·관료 336명 이름 올려
국내 유명인사 이수만·전경환도 포함…전세계로 파장
[사진출처=ICIJ 홈페이지 캡처]
[사진출처=ICIJ 홈페이지 캡처]

전 세계 정치 지도자와 억만장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조세 회피처에 거액을 숨겨놓고 탈세와 불법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판도라 페이퍼스'가 공개됐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BBC 등 117개국 언론인 600여명이 참여해 전 세계 14개 금융회사들로부터 유출된 1190면여건의 문서를 토대로 작성한 판도라 페이퍼스를 공개했다.

ICIJ는 전세계 수백 명의 지도자와 힘 있는 정치인, 억만장자, 유명연예인, 종교지도자 등이 지난 25년간 저택과 해변 전용 부동산, 요트 및 기타 자산에 대해 '몰래 투자'를 해왔다고 폭로했다.

대표적으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와 그의 아내인 셰리 블레어,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 등 전세계 35명의 국가 지도자와 90개국 336명의 정치인·고위 관리들의 이름이 포함됐으며 포브스지에 등록된 억만장자 90여명의 해외계좌 및 거래내역도 담겼다. 이들 인사가 조세피난처로 이용한 곳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스위스, 싱가포르, 키프로스 등 14곳으로 나타났다

이번 판도라 페이퍼스 프로젝트에는 117개국 159개 미디어에서 600여 명의 언론인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엘리트와 부패인사들의 숨겨진 거래와 그들이 어떻게 역외 계좌를 활용해 수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보호했는지를 등이 포함됐다. 일예로 푸틴은 내연녀 등 측근을 통해 모나코 내 비밀자산과 연결됐다고 밝혔다. 억만장자이자 터키 건설업계 거물 '에르만 일리카크', 소프트웨어사 레이놀즈 앤드 레이놀즈 전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브로크만' 등은 역외 계좌, 비밀 재단, 페이퍼컴퍼니 등에 자산을 보유하면서 재산 일부를 은닉하는 형태로 큰돈을 관리하고 세금 포탈 등 혜택을 누렸다. 이들 소유의 상당수 계좌는 자산 은닉이나 탈세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명인사의 치부가 드러나자 논란 속에 후폭풍도 이어졌다.

사임 요구에 직면한 칸 총리는 문서에 나온 자국민을 모두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세바스티안 파녜라 칠레 대통령은 광산 매각 관여 의혹을 부인했다.

일부 러시아 국영 언론은 보도에서 푸틴 대통령 이름을 뺐다고 WP는 전했다. 제러드 라일 ICIJ 사무국장은 역외탈세 비리를 끝낼 수 있는 자들이 오히려 이를 이용해 이득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판도라 페이퍼스는 전 세계 38개 관할지역에서 사업하는 14개 서비스 제공업자로부터 유출된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75만 장의 스마트폰 사진과 맞먹는 3테라바이트 분량이다. 기록은 1970년대 것도 있지만 대부분 1996∼2020년 내용이다.

ICIJ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인도양 섬나라 세이셸, 홍콩, 중미의 벨리즈 등 익숙한 역외 피난처에 등록된 계좌를 파헤쳤다. 사우스다코타주 81개, 플로리다주 37개 등 미국에서 설립된 신탁사에도 일부 비밀 계좌가 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역외 피난처에 이들이 연루된 회사는 956개에 달했다. 이 중 3분의 2 이상이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됐다.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과 관련, 스위스에 있는 영국인 회계사와 버진아일랜드의 변호사는 압둘라 국왕이 1995∼2017년 최소 36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미국과 영국에서 1억600만 달러 이상에 달하는 14개 저택을 구매하는 것을 도왔다. 저택 중 하나는 2017년 구매한 미 캘리포니아의 오션뷰 부동산으로, 가격이 2300만 달러에 이른다. 압둘라 2세는 올 초 이복동생으로부터 부패와 무능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국왕 측은 자국법에 따라 세금을 낼 필요가 없고, 공적자금을 오용한 적이 없다며 역외회사를 통한 지분 취득은 보안 및 사생활 이유라고 주장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880만 달러짜리 빅토리아 시대 건축물을 보유한 버진아일랜드 업체를 인수해 2017년 건물주가 됐다. 이 건물은 현재 인권변호사 출신인 부인 셰리 블레어의 로펌이 주인이다. 블레어 부부는 바레인의 산업관광부 장관 부부로부터 그 업체를 사들이면서 40만 달러 이상의 세금을 절감했다. 셰리는 남편이 거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바레인 장관 측은 영국법을 준수했다고 각각 주장했다.

반부패와 재정 투명성에 목소리를 높였던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가족과 파나마 내 비밀재단을 통해 혜택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바비시 체코 총리는 2009년 프랑스 칸 인근의 부동산을 사려 2200만 달러를 유령회사에 투자했지만, 유령회사와 해당 부동산은 그의 자산 신고서에 공개된 적이 없었다. 바비시는 이번 주 열리는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음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연예인 중에서는 콜롬비아 출신 팝스타 샤키라가 언급됐다.

재작년 스페인 당국으로부터 세금 체납 혐의로 기소됐던 그는 관련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버진아일랜드에 역외 회사를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샤키라 측 변호사는 세금 이득을 얻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내의 경우 '케이팝 대부' 이수만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자료는 한국의 비영리 독립언론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뉴스타파를 통해 보된다. 뉴스타파는 '케이팝 대부' 이수만 씨의 홍콩 페이퍼컴퍼니 관련 내용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 씨가 미국령 사모아에 유령회사를 설립해 막대한 재산을 빼돌린 사실을 보도할 예정이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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