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절감해 보험손해 메꿔...변액보증준비금 부담도
보험이익 감소세, 수입 줄며 중장기 불확실성 가중
금리 인상에 투자수익 상승 전망되나 효과 제한적
생명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이 증권가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냥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업비를 절감해 손해를 메꾸는 식인데다 증시 하락의 영향으로 변액보증준비금 부담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투자수익 부문에서는 최근 상승한 금리 영향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지만 잠재 리스크가 보험료 등 매출과 직결돼 있어 안심하기는 어렵다.
◇3분기 생보사 순익 컨센서스 상회 전망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2773억원, 810억원, 871억원으로 전반적으로 증권가 컨센서스를 웃돌 전망이다.
어닝시즌에 돌입한 생보사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작년 코로나 상황에서 급감한 진단·수술수요가 회복되며 위험손해율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수치까지 이야기 할 단계는 아니지만 병원수요가 늘며 사차손실(보험손해율)이 늘어난 게 맞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크게 준비금·사업비·투자(이자)비용으로 사용하는데 이에 따라 수익도 사차이익·비차이익·이차이익으로 나뉜다. 사차이익은 보험료수입에서 지급보험금을 차감한 것이고 비차이익은 예정 사업비용과 실 사업비용 간 차이를 의미한다. 이차이익은 공시이율과 실제 자산운용 수익률 차이에 따른 수익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이들 생보사의 사차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할 전망이다. 위험보험료도 소폭 증가했지만 코로나 확산 이후 병원 진료·수술수요가 늘어 위험손해율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반면 보장성 신계약 판매 부진이 이어지며 신계약 관련 비용이 감소해 비차이익(사업비용 차익)이 개선돼 보험손실을 방어할 전망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늘어난 손해율을 보험료 수입을 통해 보전해야 하지만 신계약 매출마저 꾸준히 하락세고 이를 사업비용 절감으로 메꾸고 있어 생보사들의 고민이 크다. 특히 주력상품인 보장성 보험 판매가 부진하고 신계약마진에 큰 도움이 안되는 저축성 상품 판매가 늘고 있어 보유계약 규모를 감안하면 추가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생보사 관계자는 “환급도래가 빠른 저축성 보험 위주로 늘어나면 회사는 자금을 굴리기 어렵다”면서 “보장성 보험이 늘어나는 게 회사로서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금리상승에 투자수익 상승 전망, 영향은 제한적
악화된 증시 상황도 생보사들이 불안해하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100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약 300억~400억원의 변액보증준비금 부담이 발생하는데, 3분기 말 기준 코스피 지수는 2분기 말 대비 227.86포인트(3296.68→3068.82)나 떨어졌다. 단순 계산으로 600억~800억원 이상의 준비금 부담이 생긴다는 소리다.
불안 중 다행인 점은 최근 장기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기 위주인 보험상품 특성상 보험사들은 투자자산 상당부분을 채권에 넣는다. 작년 말 기준 생보사 채권비중은 약 48%, 손해보험사는 36% 수준으로 전해진다.
2016~2018년을 제외하고 최근 10년 새 꾸준히 하락한 장기국채금리는 올해 3분기 들어 반등을 시작했다.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생보사들은 수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변액보험보증준비금 적립부담도 덜 수 있게 됐다.
다만 장기국채금리가 바로 지난달 말까지 상승세를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변액보증금 환입은 4분기 들어서나 가능할 전망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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