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프리즘] SK하이닉스, '승자의 저주·메모리 고점론' 우려 불식할까
[반도체 프리즘] SK하이닉스, '승자의 저주·메모리 고점론' 우려 불식할까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10.26 14:52
  • 수정 2021.10.2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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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분기 단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4분기 이후 2년 반 만에 분기 4조 원대를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D램의 수요 성장에 더해 낸드플래시(낸드) 부문 또한 흑자 전환을 일궈내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이다.

다만 4분기 메모리반도체 고점론이 확산되며 D램 가격이 낙폭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동남아 반도체 공장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중국 전력난까지 겹쳐 반도체 원재료 공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값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가 성공적인 사례가 될지도 관심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도 D램 수요 성장... 제품 가격 상승


SK하이닉스가 EUV를 활용해 양산하는 10나노급 4세대 D램.
SK하이닉스가 EUV를 활용해 양산하는 10나노급 4세대 D램.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 11조8053억원, 영업이익 4조1718억원, 순이익 3조 315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35%, 순이익률은 28%에 달한다.

서버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제품 가격이 상승한 것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 측은 "10나노급 3세대(1z) D램과 128단 4D 낸드 등 주력 제품의 수율을 높이고, 동시에 생산 비중을 확대해 원가경쟁력을 개선하면서 4조 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라며 "그동안 적자가 지속되어 온 낸드 사업이 흑자로 돌아섰다"라고 밝혔다.

또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D램의 수요 성장률은 연초 20% 수준에서 20% 초중반이 예상되고 있으며, 낸드의 수요 성장률은 30% 초반에서 40% 이상으로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PC 시장은 올해 10% 이상의 출하량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에는 일부 부품 공급 부족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이슈가 이어지지만 하이브리드 업무 확대, 윈도우11 교체 수요 등으로 견고한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시장은 코로나19와 부품 공급 차질에도 3분기 애플·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의 제품 출시와 중화권 고객들의 고용량화 추세에 힘입어 견고한 빌드 수요가 이어졌다. 3분기에 다소 약세를 보였던 중화권 스마트폰의 셀 스루는 4분기 신제품 판매, 연말 프로모션 대비 수요 영향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4분기 성수기 진입하면 수요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부사장(CFO)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에 대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앞으로도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4분기에는 한자릿수 중후반의 D램 출하량 증가를 기획한다. 이는 3분기 출하량 감소에 따른 기저 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변화가 발생할 경우 유연한 대응으로 수익 확보에 중점을 둔다는 설명이다. 

노 부사장은 "이러한 4분기 계획을 반영시 당사의 올해 D램 출하량은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ESSD 제품 공급 차질 없을 것"...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연말 마무리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출처=SK하이닉스]

낸드에서는 "부품 부족 이슈가 eSSD(기업용SSD) 제품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4분기에도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급 차질 가능성은 고객사의 재고 확보 노력으로 이어지며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 또한 3분기에 이어 두자릿수 이상의 높은 출하량 증가를 기획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원가 절감으로 3분기에 달성한 흑자 기조를 유지해 계획대로 연간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노 부사장은 "낸드 출하량은 시장 전망을 큰 폭으로 상회하며 60%에 달하는 성장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는 중국 당국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고, 계획대로 연내 클로징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측은 낸드 사업부 인수가 마무리되면 흑자 전환한 낸드 사업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낸드 사업부 인수는 값비싸다는 세간의 평가를 있는 만큼 성공으로 작용할지 관심이다. 지난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실현시켰지만, 적정 가치보다 높게 인수했다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 논란이 불거졌다. 

노 부사장은 "인수를 통해 당사의 낸드 사업은 고성장하는 ESSD 시장에 확고한 발판 마련과 컴퓨팅 아키텍처에 대한 높은 이해와 오랜 경험을 가진 R&D 역량 확보를 통해 향후 메모리가 가진 기술적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패스파인딩에 집중하며 글로벌 초대형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남아·중국 등 ‘반도체 대란’ 현실화... SK스퀘어, 힘 실어줄까


중국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팹. [출처=SK하이닉스]
중국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팹. [출처=SK하이닉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차질이 현실화되며 세계 곳곳에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동남아 반도체 공장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중국 전력난까지 겹쳐 반도체 원재료 공급마저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4분기 메모리반도체 고점론이 확산되며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내년부터 메모리 제조가 늘어나면서 하락폭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D램 가격이 올 4분기부터 하락해 내년 하락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4분기 하락폭은 3~8%, 내년엔 15~20% 가량으로 예상했다.

대형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에 돌입한 것이 반도체 경기 둔화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세계적으로 물류망이 막히고 원자재 가격 상승, 부품 공급 차질 등이 벌어지면서 D램 반도체가 있어도 다른 부분에 문제가 생겨 IT 관련 생산 및 출하가 안 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슈퍼사이클이 2년 정도씩 이어졌는데, 이번 초호황이 꺾일 경우 최단기간 슈퍼사이클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노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 PC 등 영향이 일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면서도 "다만 거꾸로 일종의 이연 수요, 대기 수요가 되서 내년도 전체 수요를 이해하는 데 수요를 공고히 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고객들과 4분기, 내년을 이야기하는 데 어느정도 반영이 된듯한 모습이고 4분기나 1분기에 장비 계약 물량 이행하는 데 큰 변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수요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에 기인하는데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만 수급 관점에서 폭넓게 이해할 필요 있다"라고 말했다.

공급의 유연성 측면에서 현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노 부사장은 "메모리 공급의 유연성은 과거에 비해 모습이 달라졌고, 공급망 이슈는 세트 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메모리 공급사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고, 케파를 늘려 원가를 하락시키고 수요를 창출시키는 모델에서 과거 클라우드 수요 촉발에 따른 수요 증가와 조정기를 거치면서 지금은 공급사들의 케파가 수요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내달 출범하는 모회사 SK스퀘어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된다. SK스퀘어는 내달 SK텔레콤 인적분할을 통해 반도체·ICT 투자 전문회사로 거듭난다. 투자 전문회사로서 현재 26조원인 순자산가치를 2025년 약 3배에 달하는 75조원으로 키운다는 포부도 밝혔다. 공격적인 M&A를 통해 반도체 사업에 힘을 실어줄지 관심이 쏠린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분야의 밸류체인 강화, 가려졌던 자회사 가치 반영 등으로 합산 시가총액이 현재보다 높아지면서 기업가치는 지분가치 21조 원에 할인율 50%를 적용한 10조6000억 원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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