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프리즘] 메모리 고점론·파운드리 가격 인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략은
[반도체 프리즘] 메모리 고점론·파운드리 가격 인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략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11.02 16:26
  • 수정 2021.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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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팹. [출처=SK하이닉스]
중국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팹. [출처=SK하이닉스]

올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하던 메모리반도체 D램 가격이 최근 10% 가까이 하락했다. 4분기에도 메모리반도체 고점론이 확산되며 D램 가격이 낙폭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파운드리(위탁 생산)의 경우 최대 20%까지 가격 인상이 예고된 상황인데, 국내 반도체 업계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다.


D램 가격 상승세 꺾이며 '메모리 고점론' 점화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고정거래가격은 9월보다 0.39달러 하락한 3.7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9.51% 떨어진 수치다.

해당 제품은 올해 1월 5% 상승을 시작으로 4월 26.67%, 7월 7.89% 오르며 올해 내내 상승세를 보였다. 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8.95%) 이후 1년 만이다.

트렌드포스는 "PC 제조사들의 D램 재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약해진 상황"이라며 "내년 중반까지 가격 내림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클라우드 업체들이 주로 구매하는 서버용 D램 주요 제품(32GB RDimm) 고정거래 가격은 제품에 따라 최대 4.38%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4분기에도 D램 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내년부터 메모리 제조가 늘어나면서 하락폭이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D램과 함께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는 이달에 가격 변동이 없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3.6%로 1위, SK하이닉스가 27.9%로 2위다.

트렌드포스는 D램 가격이 올 4분기부터 하락해 내년 하락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4분기 하락폭은 3~8%, 내년엔 15~20% 가량으로 예상했다.

대형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에 돌입한 것이 반도체 경기 둔화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세계적으로 물류망이 막히고 원자재 가격 상승, 부품 공급 차질 등이 벌어지면서 D램 반도체가 있어도 다른 부분에 문제가 생겨 IT 관련 생산 및 출하가 안 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슈퍼사이클이 2년 정도씩 이어졌는데, 이번 초호황이 꺾일 경우 최단기간 슈퍼사이클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같은 메모리 고점론에 대해 신중한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과거 대비 메모리 사이클의 주기와 변동 폭이 줄어들었다"며 "현재 재고 상황도 낮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만한 시장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측도 "자동차, PC 등 영향이 일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면서도 "고객들과 4분기, 내년을 이야기하는 데 어느정도 반영이 된듯한 모습이고 4분기나 1분기에 장비 계약 물량 이행하는 데 큰 변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밝혔다.


4분기 파운드리 가격 인상 예고··· 반도체 업계 대응은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출처=삼성전자]

이처럼 반도체 업계가 메모리 고점론은 일축하면서도 파운드리 사업은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4분기 가격 인상도 예고된 데다 영업이익률 또한 높아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1위 TSMC는 오는 4분기 최대 20%까지 반도체 가격을 올리겠다고 고객사에 통보했다. 12나노 이하 공정은 10%, 12나노 이상 공정은 20% 인상해 올해 연간 인상폭은 50% 전후로 집계된다. 

2위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 파운드리 가격 인상이 유력하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가 시스템 반도체에서 별도 사업부로 분리된 이후 처음이다. 아직 공식 입장은 없지만 이미 일부 고객사와 신규 계약을 문의하는 업체들에 가격 인상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기업들이 이처럼 가격을 인상한 데는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생산능력 부족에 이어 자동차용 반도체는 공급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가격을 올려도 자동차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설에도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만큼 비용을 회수하려는 노력으로도 풀이된다.

TSMC와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을 두고도 날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기반 3㎚ 1세대 제품은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며, 2023년에는 3㎚ 2세대 공정에도 GAA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TSMC는 2㎚ 공정부터 GAA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파운드리 제2공장 부지를 확정해 힘을 실어줄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미국을 방문해 약 17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하는 해당 공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부지는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가장 유력하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매그너스 반도체 유한회사로부터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키파운드리를 인수했다. SK하이닉스 측은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5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사측은 이번 인수로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2배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점유율 격차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SMC는 지난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매출액 기준) 58%를 차지했다. 2위는 삼성전자(14%)였다. TSMC는 1분기(55%)에 비해 3%가 올랐고,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대비 점유율이 3% 떨어져 격차가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점유율은 1% 아래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업체들과 고객사들이 이미 몇년 이내 주문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 시장 상황이 변해도 가격, 주문량은 모두 계약대로 갈 수 밖에 없다"라면서 "이미 계약이 체결된 상황에서 상황을 반전시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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