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3년 6개월째 추진해 온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철도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해당 사업은 진행할 수 없게 된다.
4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기획재정부에 신청한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예타 계획을 최근 철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 상태로는 통과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중앙정부에 예타 계획 철회를 신청했다”며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수요가 과소 추정됐다는 취지로 수차례 이의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사업은 서울시가 지난 2018년 3월 정부 예타 대상 사업으로 신청해 같은 해 7월부터 KDI(한국개발연구원) 예타를 받은 사업이다. 하지만 2019년 4월 기재부 예타 중간점검 회의에서 ‘사업성(B/C값)’이 극히 낮게 분석돼 '추진 곤란' 평가를 받았고 이후 별다른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사업 수요 창출 등 경제성 향상 방안을 고민하기 보다는 KDI의 데이터 분석 방법이 불합리하다는 방향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2019년 기재부에 제출한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보완용역에는 ‘KDI가 분석한 데이터 분석 방법이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추가돼 있었다.
철도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응이 적절하지 않은 처사였다고 분석한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예타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 KDI 용역 결과를 불신하고자 하는 지자체 입장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다만 이런 방법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 통계를 보면 지자체가 제출한 추가 보완용역으로 KDI 데이터 값이 유의미하게 변화했던 사례는 여지껏 없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단선 추진 등 공사비 절감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KDI 예타 문턱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시는 또 한번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사업이 정부 예타 대상에 선정되도록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사업이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정부에 계획안을 제출했다”며 “이 사업이 또 한번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고 이후 예타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사업이 기재부 예타 대상에 선정될 수 있을지 유무는 내년 상반기 결정될 예정이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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