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매력적이긴 하지만"…보험사들, 당장 사업 진출엔 '’머뭇머뭇'
"마이데이터 매력적이긴 하지만"…보험사들, 당장 사업 진출엔 '’머뭇머뭇'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1.11.16 16:39
  • 수정 2021.11.16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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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본허가 KB손보·교보생명 2곳 뿐…예비허가 신청도 소수
GA의존 늘어난 보험업 한계, 망구축 문제도…매력적 사업이지만 주저
금융위가 API 기한을 재검토하면서 마이데이터 본격 시행 시점도 연기될 전망이다. [출처=연합뉴스]
마이데이터 사업이 내년 초부터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최근 KB손해보험,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출처=연합뉴스]

다음달로 예고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오픈 금융플랫폼을 구성하기 위해선 하루라도 빨리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최선이지만 보험이라는 업종 특성상 이를 활용키 위한 방안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데이터 전송을 위한 전산망 구축에도 시간과 비용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당장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 보험사들은 그리 많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면서도 아직 본허가 신청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얻고 사업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KB손보가 최초로,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앞서 교보생명이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얻어낸 바 있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금융 및 신용정보를 취합해 제공·활용하는 서비스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제공에 동의한 개인 데이터를 다양한 상품의 개발 및 추천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은 특정 업체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개인 데이터를 해당 기업들만 자체적으로 이용해 왔다면,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이후 금융소비자들은 여러 회사 사이트나 앱에 접속할 필요 없이 한 곳에서 여러 금융자산이나 가입상품을 확인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갈아타거나 추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개인정보제공에 대한 소비자 본인의 동의 절차는 필수다.

금융권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금융플랫폼 구축을 위한 필수사업으로 여기면서 사업 시행 전부터 이미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KB국민·NH농협·하나·신한·우리은행 등 시중은행과 신한·현대·KB국민·우리카드 등 여신전문회사들은 일찍이 본허가를 취득하고 경쟁구도를 형성 중이고,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비바리퍼블리카 등 빅테크 업체들 역시 본허가를 얻고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보험업권은 상대적으로 잠잠한 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작년 마이데이터 사업 사전수요조사 당시 관심을 보인 보험사 11곳 가운데 예비허가 신청은 2곳에 그쳤다.

이날 현재까지 예비허가를 취득한 곳은 신한생명(現 신한라이프) 뿐이며, 본허가를 취득한 보험사는 교보생명과 KB손보 뿐이다. 메리츠화재와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등은 예비허가를 신청하고 일부는 심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은 보험업종 고유의 한계와 더불어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의 경우 상품 판매 상당 비중이 보험대리점(GA)의 영역으로 넘어감에 따라 현장 설계사들이 고객의 예산과 질병상태 등을 확인하면서 여러 회사의 맞춤형 상품을 소개하기 때문에 타 금융사에 비해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얻는 실익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험수입 상당 부분이 GA로 넘어간지 오래”라며 “현재 원수사들 대부분은 판매전략 보다는 상품개발 및 다른 수익구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좋겠지만 개발과 판매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타 금융사에 비해 메리트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도 덧붙였다.

보험업계에서는 여기에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시간과 비용 문제가 겹친 것도 보험사들의 적극적 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회사가 고객 데이터를 취합해 맞춤형 상품 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데이터망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지만 이를 통해 주고받을 수 있는 개인 데이터의 범위가 9월 말에서야 확정되며 정식서비스가 개시되는 내년 초까지 작업을 마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활용가능한 정보가 제한되고, 기본적으로 고객 데이터는 암호화된 형태로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직접 망을 구축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배로 들고, 중계기관들도 API망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매력 있는 사업인 것은 맞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있어 당장 사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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