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 20명 넘는 환자 담당,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시급
병원 측 “경찰 공식 수사 의뢰”
올해 초 개원한 의정부 을지대병원에서 근무한 신입 A간호사(1998년생)가 입사 9개월여 만에 기숙사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유가족은 이른바 '태움(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을 지칭하는 은어)'으로 불리는 직장 내 가혹행위 의혹을 주장한 가운데 병원 측은 자체적으로 진행한 진상규명위원회 조사에 이어 경찰에 공식 수사를 의뢰했다.
의정부 을지대병원은 A간호사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개인사 및 가정사로 추정해 유가족으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A간호사는 사망 당일 직장 상사인 파트장에서 일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사직은 60일 전에 얘기해야 하는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유가족은 A간호사가 그만두겠다는 문의가 거절당한 것도 일정 부분 극단적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A간호사의 휴대 전화를 통해 태움을 당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과다한 업무와 직장 내 가혹행위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의정부 을지대병원은 간호등급 1등급으로 알려졌지만, 해당 간호사들은 20명이 넘는 환자를 담당하면서 과도한 업무강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행동하는 간호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간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면서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간호사 사망 사건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행동하는 간호사에 따르면 2005년 11월 전남대병원 수술실 간호사(26세) 사망, 2006년 전남대병원 수술실 간호사(38세) 사망, 2015년 2월 순천향대천안병원 간호사(21세) 사망, 2016년 6월 전남대병원 수술실 간호사(47세) 사망, 2018년 2월 서울아산병원 박선욱 간호사(27세) 사망, 2019년 1월 서울의료원 서지윤 간호사(29세) 사망, 2021년 11월 의정부 을지대병원 간호사(24세) 사망 등 모두 7명의 간호사가 안타깝게 사망했다.
이에 대해 윤병우 의정부 을지대병원 병원장은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만에 하나라도 조직 내부에 문제가 있다면 관용없이 엄중히 처리할 것”이라며 “절대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직문화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 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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